전경련 차기 회장은 누구?…내부에선 이웅열·김윤 물망
김승연·신동빈 고사에 손경식 거론…"쇄신 이끌 참신 인물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최장기간 재임했던 허창수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을 후보로 거론하지만, 전경련 쇄신 측면에서 참신한 인물이 전경련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최근 전경련 부회장단과의 식사 자리에서 쇄신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허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권태신 상근부회장도 함께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허 회장의 임기는 다음 달까지다.
허 회장은 2017년과 2019년, 2021년 회장 교체기에도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마땅한 후임자가 없자 계속해서 회장직을 이어왔다.
그는 2011년부터 6회 연속 전경련 회장을 맡은 최장수 회장이다.
사단법인인 전경련은 회장 임기가 끝나는 해 2월에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해야 하지만 아직 허 회장의 후임 인사와 관련한 뚜렷한 하마평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현재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다.
전경련은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서 K스포츠와 미르재단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나며 4대 그룹이 탈퇴하는 등 내홍을 겪은 끝에 재계 안팎의 위상이 추락했다.
하지만 김 회장과 신 회장은 최대 민간경제단체로서 전경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재까지 부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두 회장이 각각 이유를 들어 회장 자리를 고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차례 전경련과 경총의 통합을 주장하며 전경련 회장 자리에 대한 의사를 보였던 손경식 회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경련 내외부에서는 손 회장의 차기 회장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전경련이 쇄신을 이유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까지 꾸린 마당에 대한상공회의소, 경총 회장까지 거쳤고 재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연배인 손 회장이 혁신을 이끌기엔 다소 걸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손 회장은 경총을 종합경제단체로 변모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워 노사관계 전담 사용자단체였던 경총의 역할을 약화시켰다는 말도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쇄신을 목표로 허 회장이 사의를 표한 상황에서 전경련을 개혁시킬 보다 참신하고, 젊은 회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내부에서는 부회장단에 속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김윤 삼양홀딩스[000070] 회장을 유력후보로 보고 있다. 두 회장 모두 전경련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내부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윤 회장은 전경련 내 K-ESG 얼라이언스 의장을 맡아 전경련의 기능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은 방대한 해외 네트워크와 더불어 한국경제연구원이라는 싱크탱크까지 갖춘 국내 최대 민간경제단체"라며 "이러한 점을 무시할 수 없고, 그런 면에서 전경련의 역할을 이해할 회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