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국희 원안위원장 "일본 오염수 방출 안전성 검토 아직 안끝나"
"방류 계획 등 과학적·객관적 검증해야…다음달 해양 감시망 가동"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이 올해 봄이나 여름쯤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한 데 대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국내외 검토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부의 원칙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라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승인한 도쿄전력의 실시계획안이 서류상 정당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NRA는 도쿄전력이 2021년 12월 제출한 후쿠시마 원전 해양배출 설비 등 관련 실시계획을 지난해 5월 승인하고 심사서 초안을 공개했다.
유 위원장은 "(일본 측에) 네 번 질의했는데 답이 온 것도 있고 안 온 것도 있다"며 "설계상 (오염수) 방류 시설과 방류계획이 적정한지, 실제 방류를 하게 되면 계획대로 관리기준에 맞춰서 방류되는지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위원장은 "도쿄전력이 실시 계획을 제출하면서 오염수 내에 있는 핵종을 목록화했는데, NRA가 검증하고 있고 원안위도 적정한지 검토 중"이라며 "서류상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게 돼 있느냐 하는 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의뢰를 받아 원안위 산하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오염수 시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분석 결과는 IAEA에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다음 달부터 우리나라 해안 주변 40여 곳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해양 모니터링을 하는 등 원안위가 자체적인 감시망을 갖춘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의 계속 운전 신청과 관련해서는 "시기적으로 따져봤을 때 올해 4기, 내년에 3기 정도 (계속 운전을) 신청할 수 있다"며 "우리 안전 규제 체계는 노후 원전이라고 기준을 낮춰서 하지 않으며, 최신 기준 가지고 이게 안전한지 여부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원안위가 어떤 방식으로 안전성을 확인하고 점검하는가에 대해 지역주민부터 시작해 알려드려야 한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규제 대상과 소통할 수 있는 '현안 점검단'을 만든 것을 임기 중 성과로 꼽았으며, 혁신형 소형모듈 원자로(i-SMR) 개발과 관련해선 "새로운 원자로형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규제 기관이 먼저 나서 가줘야 한다"며 사업자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원자로를 개발할 때는 규제 기관이 방향성 제시를 안 해주면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개발될 수밖에 없고 안전성도 담보해내기 어렵게 될 수 있다"며 선제적으로 규제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자신했다.
유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원전안전검증대책단에서 원안위가 신고리 3·4호기의 일부 설계 결함을 묵인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측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3, 4호기의 보조 급수펌프 전원을 비상 디젤발전기가 아닌 축전지로 무단 설계 변경했으며, 원안위가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허가를 내 줄 당시) 축전지를 사용해도 보조급수 펌프가 안전 기능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다"이라며 "인허가 신청 서류 도면이나 내용상에도 축전지를 사용한다는 기술이 돼 있다. 다만 설명 문구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더욱 명확히 하려고 경미한 변경 신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그는 지난해 직장 내 갑질 의혹이 불거진 황용수 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장에 대해서는 원안위가 감사를 벌여 해임 권고를 했으며, 이에 황 원장은 사의를 표명해 지난달 이사회에서 수용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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