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미·일 정상, 中 대응하려 일본 군사강국화 협력"
"기시다, 군사력 증강 계획에 바이든 공식지지 확보" 평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국의 대규모 군비 증강 계획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외신들이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회담 내용을 전하면서 "(두 정상이) 중국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본이 군사 강국으로 탈바꿈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중국뿐 아니라 북한 미사일 도발 등에도 미·일이 변함없는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면서 "양국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이 동맹을 아시아 안보 문제의 린치핀(수레바퀴를 고정하는 핵심부품)으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일본 정부가 이른바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한 지 약 한 달 만에 이번 정상회담이 열렸다는 점을 짚었다.
일본 정부는 안보 문서 개정으로 적의 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확보하고, 5년 뒤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관련 "일본의 역사적인 국방지출 증액과 새 국가안보 전략을 기반으로 우리는 군사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며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미 당국의 분명한 지지를 얻어냈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일본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이 또 다른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는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에서는 일제의 폭력적인 한반도 강제 점령에 대한 분노가 장기간 유지되고 있다. 이 문제는 양국 관계에 꾸준히 지장을 초래해 왔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시다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자국 내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 가능성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WP는 기시다 총리가 자국 내에서 40%를 밑도는 지지율로 자국에서 곤란한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일 동맹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재확인해줬고, 일본의 야심 찬 국방비 증액 계획에도 찬사를 늘어놨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크게 다졌다"고 설명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 역시 최근 자택에서 기밀문서가 발견되고, 이를 조사할 특검까지 선임돼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지만,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의 정치력을 입증할 기회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WP는 또 미국과 일본이 모두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던 시기에 열려 양국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다고도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3대) 안보 문서 개정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받아내고자 했으며, 이를 받아냈다"고 했다. 다만, 중국뿐 아니라 한국도 일본의 안보 문서 개정을 비판하는 입장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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