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지, 입국규제 보복 정당화하며 자국민 처우 문제삼아
"중국발 입국자 노란색 카드 패용 강요하며 범죄자 취급"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며 한국의 입국 규제에 대한 보복 조치를 발동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정당한 조치라며 힘 실어주기에 나섰다.
중국 매체들은 특히 일부 중국인들이 한국 입국 과정에서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의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11일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와 공동으로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의 폭로를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신문은 자국 네티즌 주장을 인용해 한국의 방역 조치가 중국인만을 대상으로 한다거나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격리시설에 침대가 없고 온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국발 입국자를 식별하기 위해 노란색 카드를 패용하도록 한 조치에 대해서는 범죄자 취급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신문은 "이 조치들이 중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냐"라거나 "한국은 중국인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일간지 대하보(大河報)는 최근 한국을 찾았다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국민감정을 자극하기도 했다.
중국발 항공편 탑승자들은 비행기에서 내릴 때 노란색 카드를 목에 걸고 별도 통로로 이동하며 자비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격리시설로 끌려간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중국인은 "이러한 입국 조치는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한다"고 불평했고, 다른 중국인도 "현재 한국을 여행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고 양성 반응이라도 나오면 시간과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다른 기사에서 전문가 발언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중국의 조치는 '정당한 방어'라는 주장을 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한국과 미국 등 특정 국가는 중국의 감염병 조치를 비방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방안을 내놓았다"며 "중국의 비자 발급 대응은 합리적이고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정당한 요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규제는 정치적 쇼라는 비난도 했다.
신문은 "미국과 일본은 새로운 감염병 상황을 겪고 있고, 한국 언론에도 미국서 확산하는 XBB 변이가 유럽으로 확산하려 한다는 보도가 많다"며 "한국은 입국 제한 정책에 호들갑을 떨었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정치적 쇼가 아닌지 의심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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