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뜨거워지지만…외국인 투자자는 아직도 '경계감'
"경기호전·소비증가 등 통계 나와야 외국인 투자자에 확신 줄 것"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올해 중국 자본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자산을 정리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복귀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전환하고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면서 증시가 반등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돌리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투자업체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재스민 듀언 투자 전략가는 "현재 투자자들은 경기 호전이나 소비 증가 등에 대한 통계가 나오기 전까지는 중국 시장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에서 대거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이후 중국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의 자금은 1천억 달러(약 124조 원)에 달한다.
또한 외국인들이 지난해 홍콩 증권시장을 통해 사들인 중국 기업의 지분은 130억 달러(약 16조2천억 원)로 전년 630억 달러(약 78조4천억 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하의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외국인 자금의 탈출을 부채질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말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인 방역 반대 시위 속에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한 것은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복귀에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뺀 상황에서 순식간에 증시가 급등해 복귀 시점을 놓쳤다는 것이다.
투자업체 픽텟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시아 투자 부문 대표인 우그 리알란은 "현재 중국 시장이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고 있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채권 시장의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탓에 중국 국채에 대한 매력이 줄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중국의 10년물 국채 이자율은 2.88%로 미국의 10년물 국채 이자율 3.56%에 못 미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로디움 그룹에서 중국 시장을 담당한 로건 라이트는 "조만간 중국과 미국 채권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 가능성은 적어 보이기 때문에 중국 채권시장에 외국 자본이 유입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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