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시간 휴전' 무색…러 "성탄절에 점령지 발전소 2곳 피격"
우크라 "러군 도네츠크 주요도시 로켓 공격"…바흐무트에서도 포성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정교회 성탄절 기간에도 우크라이나의 발전 시설이나 도심 등에 포격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교회 성탄절을 기념하자며 러시아군에 내린 '36시간' 휴전 명령은 8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종료됐지만, 36시간 동안에도 명령은 무색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교회 성탄절인 전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점령지인 도네츠크 지역 내 화력발전소 2곳이 포격으로 파손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 서남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서는 같은 날 드론 공습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지역의 친러시아 성향 주 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공습을 감행했으나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군통수권자로부터 일시 휴전 명령을 받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공습을 벌였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의 전언에 따르면 러시아 측의 '36시간 휴전 명령' 선언이 발효한 지난 6일 정오 이후 러시아군은 동부 도네츠크주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를 로켓으로 두 차례 공격했다.
도네츠크주의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는 포탄이 떨어지고 소형 화기가 격발되는 소리가 근처에서도 들릴 정도였다는 외신 보도들도 나왔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휴전 시간 이후 최초 3시간 동안에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진지를 14번 포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5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교회의 성탄 이브인 6일 낮 12시부터 성탄절인 7일 밤 12시까지 36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군인에게 휴전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휴전 발표가 '위장술'에 불과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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