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어닝쇼크' 삼성·LG전자 수장 "하반기부터 좋아질 것"
한종희 부회장·조주완 사장 나란히 간담회…"올해도 어렵다" 한목소리
한 부회장 "시설투자 계획대로 추진"…조 사장 "미래 위한 투자 계속"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동반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빠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란히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담회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3' 일정을 마무리하는 차원이지만, 공교롭게도 전날 양사가 어닝 쇼크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직후에 열렸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기가 상당히 위축되고 불황이 지속되는 관계로 (실적 악화는) 예상하고 있었다"며 "그 예상이 많이 빗나간 건 아니지만 기대가 큰 만큼 보답을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한 부회장은 "올해 경기 상황도 썩 좋지 않다"며 "일반인이 느끼는 것과 전문가가 느끼는 것에 차이는 있지만 하반기가 되면 좋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1분기를 지나 봐야 알겠지만, 작년 1분기보다 더 좋은 기대는 되지 않을 걸로 생각한다"며 "조금 더 노력해서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55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보다 91.2% 감소했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 아래로 떨어지기는 2018년 4분기(757억원) 이후 4년 만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보는 다운턴(하강 국면)의 끝이 언제일지는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라며 "저희 나름대로 갖고 있는 생각으로는 올해 상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사장은 "비용 등의 여러 악재가 작년 4분기, 올해 들어서 많이 해소가 되고 있다"며 "비용적인 부분에선 숨을 돌리겠다는 생각이 들고 1분기부터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위기에서도 가장 먼저 회복할 곳은 북미 지역이 아닐까 한다"며 "하반기부터는 미국 중심으로 저희 플레이그라운드 쪽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작년 말부터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 대비해 '워룸'을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고 줄이는 것 외에 더 할 수 있는 걸 찾아 나가는 과정이 구조적인 개선이나 체질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년 실적에 대해서는 "작년 한 해 어땠는지를 보면, 매출은 제법 성장했을 것 같다. 아마 두 자릿수 성장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며 "손익은 시장 예상처럼 전년 대비 조금 빠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83조4천695억원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80조원을 넘겼다.
삼성전자도 작년 연간 매출액 301조7천억원을 기록, 연 매출 30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양사는 계획된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부회장은 "아직 시설 투자를 줄이겠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사장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며 "특별히 투자를 줄이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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