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 "마약왕 아들 체포 중 군인 등 29명 숨져"
인명피해 막대…대통령 "무고한 희생자 없게 책임 다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이자 중독성 높은 마약 '펜타닐' 유통·밀매 마약조직 실권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최소 29명이 숨진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 멕시코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불행하게도,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 작전 수행 중 국가방위대원 및 군인 10명과 범죄 혐의자 1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군·경 부상자 수는 최소 35명으로 집계됐다.
산도발 장관은 "갱단과의 충돌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는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멕시코 국가방위대와 군은 6개월간의 첩보 활동 끝에 북부 시날로아주의 주도인 쿨리아칸 외곽 헤수스 마리아에서 악명 높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오비디오 구스만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
이 과정에 시날로아 카르텔은 공권력을 향해 시내에서 총격을 퍼붓는 등 격하게 저항했다.
주요 도로는 카르텔 단원을 비롯한 무장 괴한들에 의해 폐쇄되거나 차단됐고, 쿨리아칸 공항에 있던 멕시코시티행 아에로멕시코 항공기도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다 총탄에 맞아 급히 멈춰 섰다.
주 정부는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촉구하는 한편 각급 학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리고 행정당국 업무도 중단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다 많은 이가 순직하는 등 인명 손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국가방위대와 군은 무고한 희생자가 없도록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고 강조했다.
'생쥐'라는 별명을 가진 오비디오 구스만은 종신형을 받고 미국에서 수감 생활 중인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로, 강력한 마약 밀매 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을 부친 대신 다른 형제와 함께 이끌어왔다.
특히 시날로아 카르텔은 미국에서 연간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펜타닐의 주요 공급처 중 한 곳이어서, 미국 정부에서도 요주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다음 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멕시코 방문과 이번 체포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강조하며 "이번 조처에 미국 기관의 개입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체포 직후 군 항공기를 통해 멕시코시티로 압송된 오비디오 구스만은 멕시코주 알모라야데후아레스에 있는 멕시코 최고 수준 보안 시설,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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