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개발도 니어쇼어링…엑손·셰브런, 미주대륙 유전 비중 ↑
러·미얀마 등 사업은 정리…"비용절감 통한 수익극대화 목적"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석유 메이저인 엑손 모빌과 셰브런도 생산기지를 인접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는 '니어쇼어링'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엑손 모빌과 셰브런이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대륙에 위치한 유전 개발에 집중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셰브런은 올해 유전 개발과 관련한 예산 중 70%를 미국과 캐나다, 아르헨티나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엑손 모빌도 비슷한 비율의 예산을 미국 내 최대 셰일 석유 생산지인 퍼미언 분지와 함께 브라질, 가이아나의 액화천연가스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반면 두 회사는 동남아와 서아프리카, 러시아 등에서 벌였던 사업의 비중은 줄이고 있다.
엑손 모빌의 경우 지난해 차드와 카메룬, 이집트, 나이지리아의 유전 개발 지분을 판매하거나, 구매자를 물색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극동 에너지 개발사업인 '사할린-1'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셰브런도 쿠데타 이후 미얀마 내 인권 악화 등을 거론하며 현지 사업을 접기로 했다.
셰브런은 지난 2019년 이후 아제르바이잔과 덴마크, 영국 등의 사업을 접은 반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는 현지 국영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미주대륙으로 눈을 돌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해외 사업을 정리하고 미주대륙으로 유턴하는 것은 비용 절감의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에너지 개발의 특성상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국가에서 유전을 찾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엑손 모빌은 오는 2027년까지 매년 250억 달러(약 32조 원)를 지출하면서도 올해 말까지 90억 달러(약 11조5천억 원)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벤 카힐 선임 펠로는 "앞으로 미국 에너지 회사가 새로운 국가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은 드문 일이 될 것"이라며 "주주들이 비용을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길 원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에너지 회사들도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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