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대통령, 세번째 임기 시작…"무너진 나라 재건"(종합)
경제 발전·아마존 보호 천명…국민대표들이 대통령 띠 전달
'미국행' 보우소나루 불참…브라질 곳곳 축제·시위 '양분'
(멕시코시티·상파울루=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김지윤 통신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적으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2003∼2006년과 2007∼2010년에 이어 세 번째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 결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1.8%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룰라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했던 시기에 이룩한 브라질의 양적·질적 성장이 전임자 때 무너졌다면서 브라질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취임 선서 후 "희망과 재건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똘똘 뭉친 브라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룰라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 발전, 빈곤 퇴치, 민주주의 수호, 사회 불평등 해소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은 세계 경제에서 선두에 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 삼림 벌채 없이도 농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농업과 광업을 향한 역동적이면서도 생태적인 전환으로 탄소 배출제로 국가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 기조를 뒤집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개인적 구상에 따라 국가를 복종시키려 했던 사람들에 대한 어떠한 복수의 정신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분열된 국가 치유를 자신의 임무로 내세웠다.
다만 그는 "오류를 범한 사람들은 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일부 보우소나루 지지자의 쿠데타 선동 행위 등에 대한 처벌을 예고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 부부는 제라우두 아우키밍(70) 부통령 부부와 오픈카를 타고 의사당과 아우보라다 대통령궁을 이동하며 30여만명의 지지자 환호를 받았다.
취임식 하이라이트는 대통령 띠 전달식이었다. 원주민, 어린이, 흑인 여성, 장애인 등으로 구성된 시민 대표 손을 거쳐 룰라 대통령이 건네 받았다.
대통령 부부 반려견인 '저항이'까지 함께 한 이 이벤트에서 룰라 대통령 부부는 감격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대통령 띠는 전임 대통령에게서 받는 게 관례이지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취임 이틀 전 가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 이날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과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각국에서도 외교 사절을 보내 룰라 대통령의 세 번째 집권을 축하했다. 한국에서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일준 의원(한-브라질 의원친선협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 경축 특사단이 자리했다.
이날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브라질 곳곳은 축하 파티와 반대파 시위로 철저하게 양분됐다.
경찰은 폭발물과 흉기를 소지한 채 취임식장으로 가려던 남성을 체포하기도 했다.
앞서 브라질 법원은 테러 위협 등 사회적 긴장 분위기를 고려해 취임식 다음 날인 2일까지 수도 브라질리아 내에서 총기류 및 탄약 소지 면허 효력을 일시 중단하는 명령을 내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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