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동맹국 벨라루스에 우크라 미사일 낙탄, 극도로 우려"(종합)
낙탄 사고와 관련한 러시아의 첫 공식 반응
벨라루스 "우연 아닐 것"…의도적 도발 가능성 주장
(이스탄불·로마=연합뉴스) 조성흠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는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지대공 미사일이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영토에 낙하한 데 대해 극도로 우려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이번 사건은 우리뿐만 아니라 벨라루스의 파트너들에게도 극도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벨라루스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진 사고와 관련한 러시아의 첫 공식 반응이다.
알렉산드르 볼포비치 벨라루스 안전보장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스푸트니크 통신과 인터뷰에서 "사고가 우연일 가능성은 작다"며 "미사일 발사에 어떤 의도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어떤 수를 써서든 지역적 갈등을 일으키려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에서만 전쟁을 치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폴란드를 향해서도 해당 사안과 관련한 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꺼린다고 비판했다.
전날 벨라루스 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S-300 지대공 미사일이 자국 영공으로 넘어옴에 따라 오전 10시께 방공 시스템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향해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을 때 벌어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습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지대공 미사일 한 발이 벨라루스 영공으로 넘어가자 벨라루스 측이 격추한 것으로 추정된다.
요격된 S-300 지대공 미사일의 잔해는 국경에서 약 15km 떨어진 벨라루스 서남부 브레스트주 이바나바 지구 하르바하 마을 인근 농지에 낙하했다.
S-300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지대공 미사일로, 우크라이나군도 보유하고 있고 지난달 폴란드에 떨어져 사상자를 낳기도 했다.
벨라루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하고 우크라이나 측에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러시아 군대에 키이우 진격로를 터준 바 있다.
또한 최근 몇 달 동안 벨라루스에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합동 군사 훈련이 여러 차례 실시됐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국이 "지속적인 대화와 조정을 하고 있다"며 양국 간의 긴밀한 군사 관계를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는 그동안 벨라루스에 참전을 포함한 더욱 적극적인 전쟁 지원을 요청해 왔으나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나 서방 동맹국이 자국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한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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