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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건강] 노인 절반이 'COPD'…예방·치료 첫걸음은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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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건강] 노인 절반이 'COPD'…예방·치료 첫걸음은 '금연'
"폐 기능 떨어지면 완치 어려워…40세 이후부터 정기검진 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해로운 입자나 가스의 흡입 등으로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생기면서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만약 급성으로 악화해 입원 치료를 받게 되면 평균 3.3년 뒤 50%가 사망하고, 7.7년 뒤에는 75%가 사망한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분석 자료를 보면, COPD는 현재 전 세계 사망 원인 4위의 질환이지만 2030년에는 사망 원인 3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31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COPD는 4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 70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원인은 흡연으로, 전문가들은 COPD의 80∼90%가 직·간접 흡연과 관련된 것으로 본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점점 심각해지는 미세먼지가 COPD를 일으키거나 증상을 악화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연구팀이 2018년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COPD)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농도가 '보통' 이하로 나빠지면 '좋음'일 때보다 COPD 환자 입원율이 1.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고 3일이 지난 후에 COPD 급성 악화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 실내외의 오염된 공기, 분진이나 가스 등의 장기간 노출, 유전력, 면역력 등도 COPD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COPD의 주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숨차다', 숨쉬기 힘들다', '숨쉬기 답답하다', '숨을 헐떡인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가래, 기침, 흉부 불편감, 천명(쌕쌕거리는 소리) 등의 증상이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처럼 COPD 유병률이 높은데도 20년 이상 담배를 피우고 호흡곤란 증상까지 있는 잠재 환자의 92%가 병원 진료조차 받지 않을 정도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신아영 교수는 "COPD로 처음 진단받는 환자들은 이미 심폐 기능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태가 대부분"이라며 "이 경우 급속히 증상이 악화해 중증이 되면 어떠한 약물치료도 폐 기능을 호전시킬 수 없기 때문에 24시간 지속해서 '산소요법'을 받아야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폐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후에야 COPD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폐가 두 개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한쪽 폐만으로도 살 수 있는데, 폐 기능이 절반까지 떨어져도 특별히 운동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COPD는 조기진단과 함께 병의 악화를 막는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신 교수는 "COPD는 질환의 빈도나 심각성에 견줘 많은 환자가 자신이 환자인 줄도 모르고 제대로 치료도 받지 않는 실정"이라며 "흡연과 오염물질 등의 위험요인에 장기간 노출됐다면 미리미리 폐 정기검진을 받고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COPD는 폐 기능 검사, 폐활량 검사를 통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비율(최대 폐활량 대비 1초간의 호기량)이 0.7 미만일 경우에 진단한다.
COPD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연이다. 금연은 COPD의 경과를 변화시키고 폐 기능 감소를 늦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COPD 상태에서 담배를 계속 피우면 급성 악화가 자주 발생해 입원 위험과 사망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COPD 환자의 규칙적인 신체 활동도 필수다.
숨이 차다고 계속 앉거나 누워 있게 되면 우리 몸의 호흡근을 포함한 운동 근육이 위축된다. 일상생활과 운동은 호흡곤란을 완화하고 우울감이나 불안 등의 문제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재활치료와 약물치료도 증상 개선과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흡연자의 경우 40세가 넘으면 1년에 한 번씩 흉부 엑스레이를 찍어 매년 사진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폐 건강을 확인할 수 있다.
중증의 COPD 환자라면 대기 오염도를 확인하고, 대기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추위에 고체 연료를 이용해 실내에서 요리와 난방을 한다면 수시로 공기를 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기 정화기를 이용하는 건 COPD 환자에게 건강상 이득이 없다는 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공식 입장이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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