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보험사들, '코로나 보장 상품' 판매로 손실 '눈덩이'
보상액이 보험료의 37배…보험사들 사상 최대 유상증자로 자본확충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코로나19 관련 보장 보험을 판매한 대만 보험업계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고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금융감독관리위원회(FSC)는 코로나19 보장 보험과 백신 접종 후유증 관련 보험 상품을 판매한 보험업계의 보상 금액이 올해 들어 26일까지 2천71억8천만 대만달러(약 8조5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두 상품의 보험료 수입은 55억5천만 대만달러로 보상액이 보험료의 37배에 이른다.
상품별로 보면 코로나 보장 보험의 경우 보상 금액이 1천653억 대만달러(약 6조8천억원)로 보험료 수입(45억4천만 대만달러)의 36배에 달했다.
이 상품의 보험금 청구 건수는 402만4천여 건에 달해 보험 가입 건수(488만여 건) 기준으로 보험 지급률이 80%를 넘어섰다.
또한 백신 접종 후유증 상품의 청구 건수와 보험금 지급액은 각각 100만5천여 건, 418억8천만 대만달러(약 1조7천억원)로 집계됐다.
보험 가입 건수(242만여 건) 기준으로 지급률은 40%이며 보상액은 보험료 수입(10억1천만 대만달러)의 41배에 이른다.
FSC는 코로나19 관련 보험의 판매로 인한 청구액이 증가함에 따라 보험업계가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6대 보험사가 각각 20억∼260억 대만달러 규모의 증자에 나서 885억 대만달러에 달하는 자본확충을 마쳤다면서 다른 보험사들의 유상증자 승인까지 완료되면 증자액이 1천95억 대만달러(약 4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언론은 이번 대만 보험업계의 유상증자 추진이 업계 사상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 초에 코로나19 관련 보험의 판매가 중단돼 내년 중반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만 보험업계의 순이익이 1천712억 대만달러(약 7조7천억원) 규모였는데, 이번 손실로 25년간의 순이익이 사라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방역의 모범국가였다. 강력한 국경통제와 자가격리, 밀접 접촉자 추적 전략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왔다.
2020년엔 200일 이상 국내에서 감염된 지역사회 발생 사례가 나오지 않았고, 지난해에도 낮은 감염 수준을 이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보험업계는 500대만달러(약 2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한 개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10만 대만달러(약 413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판매해 모집인이 추가 근무에도 감당하지 못해 상품 접수를 거부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나 대만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보험사들은 서둘러 상품 판매와 보험 갱신을 중단했고, 보험금 미지급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당국은 서둘러 2년간 보험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대만의 백신 접종률은 1차와 2차가 각각 94%, 88.8%이며, 3차와 4차는 76.1%, 19.2%로 각각 집계됐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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