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중생 팬데믹 학습손실로 1인당 평생소득 7만달러 감소"
스탠퍼드대 교수 "수학성적 급락…학습손실 영향 평생 갈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학습 손실을 겪은 미국 초중등 학생들의 평생 소득이 7만 달러(약 9천만원)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에릭 하누셰크 교수는 2019~2022년 전국 학업성취도평가(NAEP)에서 8학년(중학교 2학년)의 수학 점수가 팬데믹 이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하누셰크 교수는 학습 손실이 회복되지 않으면 팬데믹 기간에 초중등 과정을 보낸 평균 수준의 학생들은 이전 학생들보다 교육과 기술 수준이 낮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성인으로 성장해 평생 소득이 5.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소득 손실이 1인당 7만 달러, 국가 전체적으로는 금세기 나머지 기간 총 28조 달러(3경3천6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며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손실의 경제적 비용이 경기 순환 손실을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NAEP에서 중학교 2학년인 8학년의 수학 평균 점수는 500점 만점에 274점으로 팬데믹 직전인 2019년(282점)보다 8점 떨어졌다. 이는 NAEP 32년 역사상 가장 큰 하락 폭이며, 0.6∼0.8년 학교를 빠진 것에 맞먹는 학습 손실에 해당한다.
수학 성적은 유타주를 제외한 49개 주에서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별 하락 폭은 오클라호마와 델라웨어, 웨스트버지니아 등이 12점으로 가장 큰 편이었고 아이다호와 앨라배마, 알래스카는 4점으로 하락 폭이 작았다.
시험을 주관한 미국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의 대니얼 맥그레스 평가 담당 부국장 대행은 기본적인 수준의 수학 능력을 갖추진 못한 학생 비율도 팬데믹 이전 31%에서 38%로 늘었다고 말했다.
하누셰크 교수는 이런 성적 하락은 주에 따라 평생 소득이 3%에서 9%까지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지난 10월 하버드대와 다트머스대 연구진이 내놓은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연구진은 당시 팬데믹 기간의 학습 손실이 회복되지 않으면 평균 수준의 초중등 학생들의 평생 소득이 1.6%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케빈 다이케마 전국수학교사협의회(NCTM) 회장은 성적 하락 이유로 팬데믹 기간에 개념에 대한 심층적 이해보다 암기와 모방에 의존하는 원격 수업이 진행돼 수학 교육의 질이 떨어진 점을 꼽았다.
그는 "학생들이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있는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은 올해 개념을 배우는 데 더 오래 걸리고 더 많은 과외가 필요하며, 그룹 활동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학생들의 학습 손실은 전 세계 공통적인 현상으로, 그 부작용이 해당 학생들에게 영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학령기 아동 20억 명 가운데 16억 명이 팬데믹 기간에 상당량의 수업 시간 손실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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