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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부부, 러시아 스파이 혐의로 체포…10년간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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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부부, 러시아 스파이 혐의로 체포…10년간 활동
獨서 암약한 러 이중간첩, 우크라 정보 빼돌린 듯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 러시아 간첩의 적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스웨덴에서 또 러시아 출신 부부가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달 말 스톡홀롬 교외 나카의 자택에서 전격 체포된 이 부부는 10년간 스웨덴과 미국에 대한 '불법 정보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7년 스웨덴으로 이주해 약 15년 만에 스웨덴 국적을 취득한 이 부부에 대해 이웃들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부부"라고 전했다.
부부는 선박과 항공기용 IT 및 전자 장비를 수출입 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하는 회사 수 개를 운영하며 연간 약 3천만 크로나(약 3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스톡홀롬에서 학교에 다니는 20세 아들을 둔 부부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나 노르웨이 스키 휴가지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한때 러시아 소셜미디어의 활발한 이용자이기도 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2013년 미국과 스웨덴에 대한 간첩 활동을 시작한 이 부부가 처음 스웨덴 당국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16년 회사 중 한 곳이 세금을 체납하면서다.
이 회사의 이름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 6월 작성된 스웨덴 국방기관 보고서에도 등장했다. 스웨덴에서 러시아의 경제적 이익에 관련된 것으로 식별된 75개의 목록을 담은 보고서다.
이 회사는 옛 소련의 은퇴한 외교관이자 간첩 혐의로 프랑스에서 추방된 적 있는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 출신 인사가 소유한 사이프러스 소재 회사의 지배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 조사관들의 의심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부부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스웨덴과 외국 국가에 반하는 불법 정보 활동을 조장한 혐의"로 남편의 구금을 명령하는 한편, 공범으로 의심되는 부인은 심문 도중 석방했다. 둘 다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헨리크 올린 검사는 "남편이 GRU와 연계됐다"며 "러시아 방산업체의 기술 취득과 연관된 혐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룬드대학의 토니 잉게슨 정보분석학과 강사는 "이 부부가 정말 스파이라면 러시아가 파견했거나 스웨덴에 있을 때 포섭됐을 것"이라며 "어느 쪽이든 부부가 실제 이름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는 전형적인 스파이들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이들 부부의 체포는 러시아 정보기관에 기밀 정보를 넘긴 혐의로 지난가을 체포된 스웨덴 형제에 대한 공판이 시작되기 수일 전에 이뤄졌다.
1980년대 부모와 함께 이란을 떠나 스웨덴에 입국한 페이만(42)·파얌(35) 키아 형제는 2011∼2021년 러시아와 GRU를 위해 간첩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기밀 정보를 러시아에 넘긴 혐의로 최근 독일에서 체포된 이중간첩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를 빼돌렸을 수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독일의 대외 정보기관인 연방정보부(BND)에서 감청 정보 분석 업무를 담당한 그는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보기관의 감청 업무에도 접근할 수 있었다.
카르스텐 L이라고만 알려진 이 직원은 이를 통해 영국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입수했을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독일 언론은 그가 러시아의 협박을 받아 포섭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으나 BND와 연방 검찰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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