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로힝야족 58명, 인니 수마트라섬 상륙…주민, 음식 등 제공
일부는 병원서 치료…당국 처우는 정해지지 않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몇 주째 해상에서 표류하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58명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에 상륙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체주 라동 지역의 해변에서 이들 로힝야족이 발견됐다.
현지 경찰 롤리 유이자 아와이는 "주민들이 낡은 나무배를 탄 로힝야족을 발견하고 이들의 상륙을 도운 후 당국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아와이는 "이들은 굶주림과 탈수 때문에 매우 약해 보였다"며 "일부는 길고 가혹한 항해로 인해 병든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로힝야족에게 음식과 물을 제공했고 3명 이상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만, 당국은 아직 이들을 어떻게 처우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23일 벵골만과 안다만해 인근에 190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표류하고 있다며 주변국에 이들의 구조를 촉구한 바 있다.
벵골만과 안다만해는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으로 둘러싸인 해역이다.
아와이는 하지만 이번에 아체주에 상륙한 로힝야족이 유엔이 언급한 190명 중 일부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탄압을 받아왔다.
특히 2017년 8월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미얀마군이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토벌에 나섰다.
군은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
이에 로힝야족 약 75만명은 소탕 작전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급히 피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했다.
피신하지 않은 로힝야족 상당수는 미얀마 내 라카인주 수용시설 등에서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 처한 로힝야족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배를 타고 말레이시아 등으로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다를 떠돌다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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