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깜짝' 방미, 10월부터 물밑작업 끝에 성사"
"펠로시, 의회 정상회의 직후 추진…바이든, 이달중순 통화중 재차 초청"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깜짝 발표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위해 미국과 우크라이나 양국이 수 개월간 물밑작업을 해왔다고 22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전 300일을 맞아 21일 미국을 전격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미 의회에서 30분간 연설했다.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보좌관과 미 관리, 백악관 고위급 관료 등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지난 10월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열린 제1회 크림 플랫폼 의회 정상회의 이후에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 자유주의 국가들의 흔들림 없는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회의에 참석한 펠로시 의장이 미국으로 돌아온 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의회 방문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케빈 메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미 의회 대표들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과 그와 나눈 대화를 전하면서 그가 미국 의회를 방문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수개월에 걸쳐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전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미 고위급 관리들과의 통화에서 적절한 시기가 오면 가장 먼저 방문하고 싶은 나라는 미국이라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다 이달 11일 양국 정상간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듭 초청했고,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가 왔다"고 말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성사됐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바이든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정말 더 빨리 오고 싶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 사실을 알지만,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그럴 수 없었다"며 "우리가 상황을 통제했고, 무엇보다도 미국의 지원 덕분"에 이번 방문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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