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전 美재무 "경기침체 대비 재정으로 금리인상 보완해야"
"최근 물가 둔화는 중고차 등의 급등가격 정상화…지속 하락 아냐"
"연착륙 쉽지 않아"…정부에 실업보험 강화·예산 조기 집행 권고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불황에도 물가는 계속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을 보완해야 한다고 전직 미 고위당국자가 주장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어느 정도 물가 상승을 제어하고 있지만, 경기가 연착륙하도록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아마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불행히도 지난 70년간 물가를 큰 폭으로 잡을 때마다 경기침체가 뒤따랐다며 자신을 포함한 여러 경제학자가 내년에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침체가 물가상승률을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더 떨어뜨릴 정도로 심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연준이 지금처럼 2% 목표 달성을 강조하는 게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한 원인에는 중고차처럼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일시적으로 올랐던 가격이 정상화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런 현상을 지속적인 물가 하락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임금 상승률이 5%를 상회하고 실업률이 여전히 매우 낮다며 긴축정책을 완화해도 최근 관측된 물가상승률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 가정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3% 또는 그보다 높게 잡을 경우 십 년간 스태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인플레이션 목표 조정에 대해 반대했다.
그는 내년부터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가 통화정책 외에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며 관세 인하, 에너지사업 심사 기간 단축, 의료비와 학자금 부담 경감 조치, 공공조달비용 절감 등을 제안했다.
이어 정부가 크고 광범위한 재정정책을 펼칠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자녀 세액공제 환급, 실업보험 강화, 정부의 정비·교체 예산 조기 집행 등 특정 분야에 노력을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가 여러 개발도상국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개도국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노력을 선도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개도국에 더 많은 자금을 빌려주도록 촉구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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