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국 정유사들과 러 극동 '사할린-2' 원유 수입 재개 논의"
"LNG 안정적 공급 위해 원유구매 필요"…日 경제산업성 논평 거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서방 제재에 동참해 러시아산 석유·석유제품 수입을 중단한 일본이 러시아 극동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생산하는 원유 구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타스·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자국 정유업체들과 사할린-2에서 생산하는 원유 수입을 재개하기 위한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할린-2는 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는 사업이지만 이 과정에서 원유도 함께 생산되고 있다.
일본은 해당 프로젝트의 플랜트 시설이 계속해서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이곳에서 나오는 원유를 정기적으로 수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또 사할린-2에서 생산하는 원유의 국제 판매를 차단하면 해당 프로젝트 내 LNG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본은 자국 내 LNG 소비량의 9%가량에 해당하는 물량을 사할린-2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전력을 생산하는 데 사용한다. 일본은 지난해 하루 7천797배럴가량의 원유를 사할린-2에서 수입했다.
한 일본 정부 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LNG를 계속해서 공급받기 위해 주요 정유사들이 이곳에서 생산하는 원유를 구매하는 것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일본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인 정유사들은 과거 사할린-2에서 생산한 원유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일본 경제산업성과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법인인 '사할린 에너지'가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최대 정유업체 에네오스 홀딩스가 사할린-2 원유 구매와 관련해 정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위 업체인 이데미쓰코산은 정부 요청이 있다면 사할린-2 원유 구매 여부를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와 석유제품 수입을 중단했다.
이후 7~8월 소량의 원유를 구매한 적도 있지만, 9월부터 다시 수입을 완전히 금지했다.
타스통신은 일본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더라도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1월 미국 재무부는 일본 측 요청에 따라 해상으로 일본에 운송하는 사할린-2 원유에 대해서는 가격 상한제 적용을 내년 9월 30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도 내년 6월 5일까지 이와 유사한 조치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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