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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침 없는 수벌, 생식기 활용해 포식자 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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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침 없는 수벌, 생식기 활용해 포식자 퇴치
日연구진, 수컷 생식기 방어무기 활용 첫 사례 제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벌 무리(蜂群)에서 수벌은 독침이 없는데, 말벌 수컷이 생식기를 침처럼 활용해 포식자에 대항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고베대학 연구진은 말벌 수컷이 생식기를 방어무기로 활용하는 증거를 처음으로 포착한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저널과 고베대학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생태학자 스기우라 신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벌목, 말벌과 안테린키움 기비프론스(Anterhynchium gibbifrons)에서 이를 확인했다.
벌은 독침을 이용해 포식자로부터 자신과 봉군을 방어하는데, 산란관에서 유래하다 보니 암벌만 독침을 갖고 수벌은 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벌의 독거 생활을 연구하던 연구진 중 한 명이 A.기비프론스 수벌에게 손가락을 쏘이고 통증을 느끼면서 수벌의 '유사침'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게 됐다.
이 벌은 생식기와 함께 한 쌍의 날카로운 가시가 나와 암벌이 독침을 쏠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상대방을 찌르지만 독을 분비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짝짓기할 때는 이 가시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YNAPHOTO path='AKR20221220050200009_02_i.gif' id='AKR20221220050200009_0201' title='수벌의 꼬리 부분에서 생식기와 가시가 나오는 장면 ' caption='[Shinji Sugiur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연구진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A.기비프론스 수벌의 생식기가 포식자 퇴치용 방어무기로도 활용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잠재적 포식자인 개구리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못개구리(Pelophylax nigromaculatus)와 숲개구리(Dryophytes japonica) 각 17마리에게 A. 기비프론스 수벌을 넣어준 결과, 연못개구리는 모두 벌을 공격해 잡아먹었지만 숲개구리는 벌을 잡아먹으려다 35.3%는 뱉어냈다. 이후 생식기를 제거한 수벌을 제공하자 뱉어내지 않고 모두 잡아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벌이 숲개구리 공격을 받을 때 생식기 가시로 방어를 한 결과로 해석됐다.
독침을 가진 암벌을 넣어줬을 때 연못개구리는 수벌과 마찬가지로 모두 공격해 잡아먹었지만 숲개구리는 47.1%만 잡아먹으려는 시도를 하고 그나마 87.5%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YNAPHOTO path='AKR20221220050200009_03_i.gif' id='AKR20221220050200009_0301' title='수벌의 생식기 유사침을 맞고 포식에 실패한 숲개구리 ' caption='[Shinji Sugiur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는 포식자에 대한 방어 능력이 생식기 가시만 가진 수벌보다는 독침이 있는 암벌이 더 낫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수벌 생식기의 가시가 말벌과와 개미벌과 등 일부 말벌류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유사침을 방어수단으로 활용하는 말벌이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수컷의 생식기는 짝짓기 관점에서만 연구되고 포식자와 피식자의 상호작용 면에서는 다뤄지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포식자에 대한 방어무기로서 기능을 조명함으로써 수컷 생식기의 생태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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