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회전초밥 업계, '100엔 초밥' 가격 전략에 엇갈린 희비
요미우리 "1위 업체 스시로, 10엔 올리자 매출은 최고 25% 줄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성장해 온 일본 회전초밥 업계가 대표 상품인 '100엔 초밥'의 가격 전략에 따라 업체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최대 회전초밥 기업인 '스시로'는 지난 10월 대부분의 점포에서 1984년 창업 이후 유지해 온 100엔(약 950원) 초밥 가격을 올렸다.
세금을 포함하면 한 접시에 110엔이었는데, 120엔으로 10엔을 인상했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회전초밥의 인기 재료인 참치와 연어 등을 수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자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스시로 측은 "소비자에게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 고민이었지만, 맛을 지키려면 (가격 인상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회전초밥 업체들이 100엔 초밥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서 스시로를 찾는 고객은 감소했다.
요미우리는 "스시로의 10∼11월 객단가(1인당 평균 구매액)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 올랐다"면서도 "점포 매출액은 18∼25%, 고객 수는 20∼27% 줄었다"고 전했다.
업계 2위인 '구라스시'도 100엔 초밥의 세금 포함 금액을 110엔에서 115엔으로 인상했다. 그 대신 220엔이었던 초밥 가격을 165엔으로 내렸다.
이 업체의 제품 비율은 115엔 초밥이 50%, 165엔 초밥이 20%다. 나머지 30%는 캠페인 상품 등이다.
가격 조정 이후 구라스시의 객단가는 5% 상승하고, 고객 수는 10% 미만으로 감소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회전초밥 3위 업체인 '하마스시'와 4위 업체 '갓파스시'는 100엔 초밥을 계속해서 판매하고 있다. 갓파스시는 9월에 100엔 초밥 종류를 50% 늘리기도 했다.
하마스시 관계자는 "10월 이후 근처에 경쟁업체가 있는 점포는 특히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0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기 대비 3.6% 올라 40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음식 평론가는 "회전초밥 업계에서 상위 업체와 차별화하려면 가격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비용 상승을 고려하면 100엔 초밥이 점차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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