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충돌 소행성서 기차 6∼7량 분량 암석·먼지 분출
1천여t 쏟아내며 운동량 3.6배 높여…지구방어전략 결정 핵심 요소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9월 말 미국의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소행성 '다이모르포스'(Dimorphos)와 충돌하면서 우주로 날려 보낸 암석과 먼지 등이 1천여t(200만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차 6~7량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분량으로 제시됐다.
19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인류 최초로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실험을 한 DART팀은 지난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지구물리학회(AGU) 추계회의에서 우주선 충돌로 분출된 물질을 관측해 얻은 이런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DART 우주선은 양쪽으로 펼친 태양광 패널을 제외하면 골프 카트 크기(1.8×1.9×2.6m)로, 지름 163m인 다이모르포스에 초속 6.1㎞로 충돌했다. 충돌 중량이 570㎏으로 모체인 '디디모스'를 도는 50억㎏에 달하는 다이모르포스의 궤도 주기를 11시간55분에서 약 32분 단축하는 효과를 냈다.
또 암석과 먼지 등 분출물로 수만킬로미터에 걸쳐 혜성과 같은 긴 꼬리를 형성했다.
DART팀은 우주선 충돌 직후 현장 상공을 지나간 이탈리아 큐브샛 '리시아큐브'(LICIACube)가 확보한 이미지는 물론 지상과 우주망원경을 이용한 추가 관측을 통해 다이모르포스 표면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의 성분과 우주로 분출된 물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이모르포스와 디디모스 모두 지구에 떨어지는 가장 흔한 운석인 콘드라이트와 비슷한 성분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DART 우주선이 충돌했을 때 전달된 운동량이 다이모르포스가 충돌을 흡수하며 아무런 물질도 분출하지 않았을 때의 3.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1천t에 달하는 분출물이 우주선 충돌 자체보다 더 큰 효과를 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운동량 전달(momentum transfer)은 실제로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에 우주선을 '운동 충격체'(kinetic impactor)로 충돌시킬 때 우주선의 크기나 충돌 시점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DART를 진행한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APL) 수석과학자 앤디 청은 "운동량 전달은 위협적인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계획을 수립할 때 필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면서 "우주선 충돌이 행성의 운동량을 어떻게 바꾸는지 이해하는 것은 행성 방어 전략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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