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동예루살렘 거주 팔레스타인계 프랑스 변호사 추방
테러 조직 혐의…인권단체 "이스라엘에 충성 안했다고 조국에서 내쫓아"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서 거주하던 팔레스타인계 프랑스 변호사를 테러 혐의로 프랑스로 추방했다고 AFP 통신과 미국 CNN 방송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살라 하무리 변호사와 그가 속한 단체가 이스라엘에서 시민과 저명한 인사들을 겨냥한 테러 공격을 조직, 선동하고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무부는 그가 극단 무장조직인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에서 활동했다면서 2주 전 그의 이스라엘 거주권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를 둔 이중국적자인 하무리 변호사는 동예루살렘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스라엘 국적은 없으며 거주권을 가지고 예루살렘에서 지냈다.
그는 2005년 이스라엘 극우 정당 설립자인 랍비 오바디아 요세프 살해 음모를 꾸민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11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포로 교환으로 풀려났다.
이후 그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돕는 조직 '아다미어'에서 인권 변호사로 일했다. 이스라엘은 올해 초 이 단체의 법적 지위를 박탈했다.
하무리 씨는 기소 절차 없이 지난 3월부터 행정 구금된 상태였다.
PELP와의 연관성을 부인해온 하무리 변호사는 팔레스타인 인권단체를 통해 게시한 영상 메시지에서 "내 조국으로부터 강제로 추방당하고 뿌리가 뽑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추방되지만 언제나 조국이 알고 있는 나로 남을 것이고, 항상 조국과 조국의 자유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파리 공항에 도착해 아내와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스라엘 인권단체인 하모케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인을 이스라엘에 충성하지 않았다고 조국에서 추방하는 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며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그의 추방이 위법이라며 "그동안 그가 태어나 살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살고 싶어하는 동예루살렘에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는 제4차 제네바협약에 따른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는 데 대한 반대를 가장 분명한 방식으로 이스라엘 당국에 전하기 위한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점령한 동예루살렘을 '점령지'로 보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kj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