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주역끼리 맞붙은 피지 총선, 과반 없어 연정 협상 돌입
제3당과 연정 구성하는 곳이 정권 잡을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구 90만 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진행된 총선 결과가 나왔지만,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고 AP·AFP 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총선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두 주역 간 경쟁으로 관심을 모았다.
현 피지 총리인 프랭크 바이니마라마는 2006년 12월 피지군 총사령관일 당시 스스로 '혁명'이라 부르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으며 2014년 민주적 선거를 통해 총리로 선출, 지금까지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1987년 쿠데타를 주도한 뒤 1990년대 선출직 총리를 지낸 시티베니 라부카가 국민동맹당(PAP)과 연합당인 국민연합당(NFP)을 이끌면서 바이니마라마 총리가 이끄는 피지제일당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날 피지 선거관리소는 야당인 PAP 측이 45%의 득표율을 기록, 43%의 득표율을 기록한 여당 피지제일당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다만 여야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양측 모두 사회민주자유당(SDLP)과의 연정을 모색하게 됐다.
레나이타시 두루 SDLP 사무총장은 양측 모두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원주민 처우와 교육 문제가 협상 조건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PAP 측은 이번 개표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의심된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피지 총선은 지난 14일 치러졌으며 선거 직후 발표된 예비 결과에서는 PAP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중간 개표 과정에서는 여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PAP 측은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피지 총선 과정을 참관한 국제선거감시단은 부정행위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호주 국회의원인 레베카 샤키 국제선거감시단 공동 의장은 감시단이 선거나 개표 과정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었으며, 어떤 부정행위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바이니마라마 현 총리는 2006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독재를 이어갔다. 이후 2013년 신헌법을 제정하고 2014년과 2018년 총선을 통해 정권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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