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에너지 위기 속 올해 세계 석탄 소비 사상 최고 기록"
천연가스 가격 상승, 폭염·가뭄 등으로 석탄 수요 늘어나
2022년 80억t 소비 예상…2025년까지 비슷한 수준 유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올해 전 세계 석탄 소비가 전년보다 1.2% 늘어 사상 처음으로 80억t을 돌파하며 2013년 기록을 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가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6일(현지시간) 발간한 연간 석탄 보고서에서 에너지 위기 고조와 맞물려 석탄 수요가 늘어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자 일부 국가와 기업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또 올여름 세계 곳곳을 덮친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났고, 가뭄까지 겹쳐 수력 발전이 타격을 입은 것도 올해 석탄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원자력발전소가 원자로 부식 또는 유지·보수 등을 이유로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유럽 원전 발전량이 유난히 적었던 점도 한몫했다.
올해 석탄 수요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인도(7%)이고 유럽연합(EU)이 6%로 그 뒤를 따랐다. 석탄 수요가 가장 많이 줄어든 나라는 미국(6%)이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타격을 받은 EU는 2년 연속 석탄 소비가 늘었지만 2025년이면 2020년 수준으로 다시 낮아질 것으로 IEA는 예측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탄을 소비하는 중국에서는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규제 탓에 경제 활동이 주춤하면서 석탄 수요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IEA는 앞으로 선진국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 석탄 소비가 줄겠지만,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이를 상쇄할 만큼 석탄을 소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세계 석탄 소비 1, 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석탄 수요가 강해 2025년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석탄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케이스케 사다모리 IEA 국장은 화석 연료 사용 정점에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곧 도달할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석탄 수요가 가장 먼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다모리 국장은 탄소 배출 증가로 이어지는 석탄 수요가 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어도 몇 년 안에 수요가 꺾일 것이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재생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히트 펌프 배치에 속도를 내는 게 그 징후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