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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동부·그린란드 남부·인도에선 온난화 속도 느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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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동부·그린란드 남부·인도에선 온난화 속도 느린 까닭은
WP "대기오염·오존구멍 등으로 온난화 영향 적게 받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곳에 보통 관심이 쏠리지만 동남극과 그린란드 남부, 인도 등은 오히려 온난화 속도가 훨씬 느려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국 비영리 환경과학단체 '버클리 어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른 곳보다 온난화가 느리게 진행되는 곳들이 있고 일부 지역은 20세기 중반 이후 기온 상승 폭이 세계 평균(1.1℃)에 크게 못 미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온난화가 느린 대표적인 곳은 남극 동부와 그린란드 남부, 인도 등이며 이들 지역의 온난화 속도가 느린 것은 대기오염과 오존 구멍, 빠르게 녹는 해빙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한 현상들로 온난화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WP는 이들 지역의 온난화 속도가 느린 것은 기온 상승을 막는데 필요한 교훈을 주기 보다는 인간이 지구를 망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남극 서부는 지구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곳 중 하나지만 남극 동부는 다른 지역보다 온난화가 훨씬 느린 곳으로 꼽힌다. 동남극 지역 일부는 실제로 1951~1980년 기온이 약간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이를 자외선을 막아주는 대기 오존층이 얇아져 생긴 오존 구멍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버클리 어스의 로버트 로드 박사는 오존 구멍이 높은 고도의 바람 순환을 변화시켜 극지의 찬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극 대륙의 높은 산악지형도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평균 해발고도가 2천100m 넘는 남극을 덮고 있는 눈과 얼음이 태양 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열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 온난화를 막아준다는 것이다.
그린란드 남부의 경우 또 온난화 때문에 빠르게 녹고 있는 해빙의 작용으로 주변 바다의 온도 상승이 오히려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로 해빙이 빠르게 녹으면서 생긴 엄청난 양의 차가운 물이 인근의 바닷물이 따듯해지는 속도를 늦춘다는 것이다.
그린란드 남쪽 바다의 물은 실제로 약간 냉각되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얼음 녹은 물 때문에 염도가 낮아져 중요한 해류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구 밀집 지역 중에서는 인도가 온난화 속도가 가장 느린 곳 중 하나로 꼽혔으며, 그 이유는 온실가스 대량 배출로 인한 심각한 대기 오염 때문으로 분석됐다.
공기 중에 떠 있는 입자인 에어로졸은 일반적으로 햇빛을 차단하고 산란시키며 구름 형성을 촉발해 지표면을 냉각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석탄·석유처럼 황이 들어 있는 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황산화물 등은 이산화탄소와 달리 배출 장소에서 멀리 퍼지지 않아 지역 냉각 효과가 크다.
WP는 인도 일부 지역은 1951~1980년 기온 상승 폭이 O.5℃ 이하로 세계 평균 상승 폭의 절반도 안 될 정도로 온난화가 느리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인도가 온난화로 인한 극심한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전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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