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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결산] 부양에서 긴축으로 급격한 유턴…'예고된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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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결산] 부양에서 긴축으로 급격한 유턴…'예고된 침체'
환율·물가 고공행진, 기준금리는 1년 3개월만에 2.75%p 인상
자금시장 혼란 겪고 수출도 휘청…'내년에는 더 어렵다' 우려


(서울·세종=연합뉴스) 신호경 이지헌 차지연 기자 = 올 한해 한국 경제는 유례없이 빠른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몰아치는 대내외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고 휘청였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기간의 '부양' 정책이 '긴축' 정책으로 급격하게 돌아서면서 경기는 '예고된 침체'의 길로 들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물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각각 기록했다. 금융시장에는 혼란이 벌어졌고 한국 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도 위기에 처했다.

◇ 코로나로 흘러넘친 유동성 회수…초고속 금리인상 단행
올해 한국 경제의 중요한 변화와 특징 가운데 하나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통화 긴축이었다.
앞서 2020년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대까지 끌어내렸고,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약 15개월간 전례 없는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졌다.
돈이 시중에 흘러넘치면서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 거품은 부풀어 올랐다. 가계·기업부채는 급증하고 물가도 치솟았다.
결국 한은은 작년 8월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다시 돈줄을 죄기 시작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한 긴축에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까지 뛰어오르고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대까지 치솟자 한은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한은은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4·5·7·8·10·11월) 기준금리 줄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7월과 10월에는 그동안 한 번도 실행한 적 없는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도 두 번이나 밟았다.
그 결과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1년 3개월 사이 0.50%에서 3.25%로 2.75%포인트나 뛰었다.
올해 초까지도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상화'라고 표현했던 한은은 이제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일 수도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통화정책이 완전히 긴축으로 돌아섰음을 인정했다.


◇ 환율 치솟고 이자 부담 급증, 자금 조달시장 급랭 혼란
한국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급격한 긴축 기조로 돌아섰고 국내 금융시장은 몸살을 앓았다.
미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지속되자 올여름과 가을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400원대를 넘나들었다.
지난 10월 25일에는 장중 1,444.0원으로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2009년 3월 1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위기가 덮칠 수 있다는 공포도 퍼졌다.
국내 금리 인상에 경제 주체들의 부담은 급증했다. 1년 3개월 사이 2.75%포인트 오른 기준금리에 가계와 기업의 이자는 각 36조원, 22조원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고금리에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진데다 9월 말 강원도가 2천50억원의 보증채무 미상환을 선언하면서 촉발된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자금조달 환경은 급격히 악화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증권도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해 증권사와 건설사들이 보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의 차환 발행이 어려워졌다. 일부 건설사·증권사는 부도 위기에 처했다는 뜬소문이 나돌았고 증권사들은 10%대 금리를 주고서도 돈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자금시장 불안은 은행을 제외한 전 금융권의 자금난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흥국생명이 11월 초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 불안은 정점에 달했다. 흥국생명은 결정을 번복하고 조기 상환을 해야 했다.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5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의 시장안정 대책을 내놓고 시장 불안에 긴급 대응했고 금융당국은 은행에 시중 자금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권 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이후 자금시장 불안은 점차 수그러드는 모습이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이상 '돈 가뭄'이 근본적으로 해갈되기는 쉽지 않다는 인식이 많다.


◇ 수출 흔들려 역대 최대 무역적자…내년엔 침체의 골 깊어질 듯
금융시장 혼란과 더불어 실물경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이 위험한 상황이다.
긴축에 따른 전 세계 경기 둔화와 중국 봉쇄로 반도체 등 타격을 입으면서 수출(통관 기준)은 1년 전 대비 10월(-5.8%), 11월(-14.0%) 두 달 연속 감소했고 이달 10일까지도 20.8% 줄었다.
올해 무역적자(통관 기준 잠정치) 규모는 이미 지난 10일까지 474억6천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연말로 가면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에 6.3%로 정점을 찍은 뒤 11월 5.0%까지 둔화했으나, 내년 초까지는 5% 안팎의 고물가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대내외적으로 몰아친 파고를 넘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로 1분기 0.6%, 2분기 0.7%, 3분기 0.3%(잠정치)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역성장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그래도 한은이 전망한 연간 2.6% 성장은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기 침체의 골은 내년 더 깊어질 수 있다. 올해 급격한 긴축이 가져온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동반 침체가 내년에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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