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서울 아파트값 4% 떨어진다…주택가격 하락세 지속"
주택산업연구원 분석…전국 아파트 매매가 5% 하락할 듯
금리인상 정점 지난 4분기부터는 수도권 중심 보합세로 전환
"상반기 건설업체 부도 급증 우려…IMF·금융위기 때보다 리스크 커"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연이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난 뒤에는 하락 폭이 둔화하면서 낙폭은 올해 하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내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산연은 "경제변수와 주택수급지수를 고려한 예측모형으로 내년도 주택가격을 전망한 결과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는 전년 말 대비 3.5% 하락하고,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5.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고 했다.
지역별로 보면, 주택값은 서울 2.5%, 수도권 3.0%, 지방 4.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파트값도 서울 4.0%, 수도권 4.5%, 지방 5.5%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주산연은 "고금리와 경기 위축, 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 등으로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겠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난 뒤 내년 4월 이후부터는 하락 폭이 둔화하기 시작해 내년 4분기 중에는 수도권 인기 지역부터 보합세 혹은 강보합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할 때, 내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8.5%, 서울 9.5%, 수도권 13.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거래가는 전체 단지의 집값을 대표하지 못하지만, 가격 변화 움직임을 가장 잘 포착해 체감도와 유의성이 크다고 주산연은 설명했다.
거래절벽 상황은 내년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주산연에 따르면 올해 주택 거래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인 54만호 수준으로, 한국부동산원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소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집값 급락세가 꺾이고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거래가 회복돼 올해보다 39% 증가한 75만호가 거래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월세 시장은 매매 수요가 전·월세로 전환하는 추세가 내년에도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와 전세대출 어려움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으로 전셋값은 떨어지고 월세는 오르겠다.
내년 주택 전세는 전국 4.0%, 수도권 5.5%, 서울 3.5%, 지방 2.5% 등 모두 하락하는 반면 월세는 전국 1.3%, 수도권 1.5%, 서울 1.0%, 지방 1.2%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보다 30% 줄어든 38만호 수준으로 예상된다. 착공·분양 물량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고금리와 집값 급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으로 내년 상반기 부도 위기에 처하는 건설업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주산연은 "브릿지론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지원된 자금 대환이 막히면서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 중 보유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하고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 부실로 전이돼 경제에 2차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단기간 금리가 급상승하고 높은 평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PF 조달 비율로 인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리스크가 훨씬 더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주산연은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PF 금융 지원방안을 내놓고, 건설업체가 보유한 토지에 분양주택 대신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임대주택 표준건축비 현실화와 분양전환 가격 기준 개선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미분양 적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을 복원하고, 비정상적인 주택보유·거래과세를 정상화하는 방안도 조속히 완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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