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본토 피습'에 나토 사무총장 "우크라, 자기 방어권 있어"
'내년 9월 만료' 임기 연장 질문에 "좋은 후임자 찾을 수 있을 것"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 본토가 최근 연이어 공격을 받으면서 '확전'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콘퍼런스 행사 일환으로 진행된 FT 편집장 룰라 칼라프와 화상 인터뷰에서 러시아 본토 군사시설 등이 잇단 드론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이런 종류의 드론을 제조한다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그러한 특정한 사건에 대한 추가 정보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나토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인터뷰 전문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우크라이나가 자기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를 더 넓은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매일같이 우크라이나 도시와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보고 있으며, 러시아는 겨울에 돌입하는 시점에 '겨울'을 무기화하고 우크라이나 민간인들로부터 수도·전력·난방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 침공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것이고, 당연히 우크라이나는 이런 종류의 공격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등 일부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이 본격화하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평가를 자제하면서도 우회적으로 최근 사태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가 전열 재정비를 위해 올겨울 일시적으로 전쟁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하려 한다면서 "내년 봄에 다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려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휴전을 위한 협상 관련 질문에는 "협상의 시기와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고 거듭 밝히면서도 "현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통합을 존중하는 협상에 참여하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국과 관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리가 얻은 교훈은 러시아산 가스처럼 필수 품목에 있어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위험하다는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의존을 경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2014년 취임해 올해로 9년째 나토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올 초 임기가 1년 더 연장됨에 따라 최소 내년 9월까지는 나토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임기 추가 연장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내년 9월말까지 지금 내 업무에 집중하는 것 외에는 다른 계획이 없다"면서 "회원국들이 나를 이을 좋은 후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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