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 5% 안팎 검토…불확실성 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중국 당국이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겠다고 사실상 선언한 가운데 정부 고위 관리들이 내년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중 일부는 경제 성장 목표를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설정해 지방 정부들이 정책 최우선 목표를 코로나19 통제에서 경제 회복으로 전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들은 성장률 5% 목표가 너무 야심적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내년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안정을 우선으로 하되 안정 속에 성장을 추구한다'는 '온자당두, 온중구진'(穩字當頭, 穩中求進)을 내년에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이날 중국 국무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한 축인 상시적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사실상 폐지하고 무증상 또는 경증 감염자는 시설격리 대신 재택치료를 허용한다고 밝혀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접어드는 '출구전략' 가동을 발표했다.
내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에 대해 그간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계속 엇갈렸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4.9%로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은행(IB) 바클리스, 노무라는 내년 중국 성장률이 4% 또는 그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와 연관된 이코노미스트들도 각자 다른 의견을 내놨다.
왕이밍 중국 인민은행 고문은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5% 이상으로 설정해 경제 회복이 최우선이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중국 정부 고문인 류위안춘 상하이 금융경제대 총장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세계적 리스크를 고려해 4.5∼5% 정도로 신중하게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로 설정했으나, 실제 성장률은 이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3.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시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내년 중국 성장률 역시 코로나19 발생이 급증할 가능성과 정부가 방역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혼란을 고려하면 매우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세계 경기침체 우려, 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부동산 시장도 경제 성장률을 짓누를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중국 성장률 목표는 이번 달 중 개최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논의된 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공개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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