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육탄전 견디고 16강행 막차…스위스 곳곳 환희의 함성
3회 연속 16강 진출에 열광…"선수들 자랑스러워"
카타르 인권논란 항의로 대규모 응원전은 불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이 2일(현지시간)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G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르비아를 3대 2로 꺾고 마지막 한자리 남은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자 제네바 시내 곳곳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된 스위스와 세르비아의 조별리그 3차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16강 티켓을 놓고 양국이 격돌한 경기였다.
조 1위인 브라질이 16강행을 확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양국은 조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벌였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옐로카드만 11장(세르비아 7장, 스위스 4장)에 이를 만큼 격렬한 육탄전을 숨죽이며 관전한 스위스 시민들은 고비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자국팀을 응원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 레만호 주변 음식점에도 시민들이 모여 함께 TV 중계를 지켜봤다. 선제골을 넣었지만 한차례 역전까지 허용했던 스위스팀이 재역전 골을 넣으며 3대 2로 경기를 끝내자 시민들은 열광했다.
"샤키리", "엠볼로", "프로일러" 등 골을 기록한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로 3회 연속 16강에 오른 자국 선수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코소보 지역 출신이라고 밝힌 에니스 가시(41)씨는 "알바니아계 선수가 2명이나 뛰고 있는 스위스 국가대표팀이 자랑스럽다"면서 "이번에는 8강, 4강까지도 계속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기뻐했다.
같은 음식점에서 친구들과 경기를 지켜봤던 파브리스 베흐주(31)씨도 "우리 대표팀은 예선 때부터 전적이 좋았다"면서 "어느 팀을 만나든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제네바의 단골 거리응원 장소였던 플랑팔레 광장에서 응원전이 열리지 않았다. 최대 1만2천여명의 축구 팬들이 플랑팔레 광장에 모여 대형 전광판에서 중계되는 경기를 보며 함성을 지르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개최국 카타르가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혹독한 근로 환경에 시달린 점을 비롯해 각종 인권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항의하면서 월드컵 관련 행사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이 쇄도한 데 따른 것이다.
제네바뿐 아니라 보(Vaud), 루체른, 바젤 등지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공공 장소에서 대규모 응원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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