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내년 세계 성장률 2% 밑돌 가능성 커졌다"
시장 "인플레, 고점 이후에도 높은 수준 머물 가능성" 우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세계적인 경기후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로이터 주최의 한 행사에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중국을 비롯한 유럽·미국 등의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이같이 전망했다.
IMF의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월(2.9%)보다 10월(2.7%) 발표 때 더 내려왔으며, 2%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25% 정도로 추산된 바 있다. 세계 성장률이 2% 아래를 기록한 적은 1970년 이후 5번뿐이다.
IMF는 당시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가능성을 10% 이상으로 보기도 했다.
IMF의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는 내년 1월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향후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떨어지지 않고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성장률도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전 세계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9.82%로 고점을 찍었고, 4분기 9.45%를 기록한 뒤 내년 말에는 5.30%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미국의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0% 올라 9월(6.2%)보다 상승세가 소폭 둔화했다.
하루 앞서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속보치)도 전년 동월 대비 10.0%로 10월(10.6%)보다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하지만 "공급망 혼란이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고 중국의 일상 회복 시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면서 물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관측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톰 올릭은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어도 최악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긴축 조치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은 관심의 초점이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지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가 지나치게 엄격한 만큼 이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월가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 등을 고려할 때 물가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면서 인플레이션이 2%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사람들의 기대보다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4% 수준으로 내릴 수 있겠지만 그 이하부터는 (더 낮추기가)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성장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은 완강하게 높다. 많은 나라에서 경기침체 위험이 있다"면서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생산량 증대 등 공급 측면의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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