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나토, 군사력 키운 중국의 러시아 밀착에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은 중국의 신속하고 불투명한 군사력 증강 및 러시아와의 협력을 우려하고 있다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동맹은 허위정보를 이용하고 불투명하게 군사력을 확장하며 러시아와 협력하는 중국의 위압적인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다만 우리는 가능한 한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유지하려 하며, 공통의 도전에 협력할 기회가 있다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관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중국을 비롯한 새로운 도전에 대한 동맹의 대응력을 향상하는 것도 원하고 있다고 블링컨 장관은 부연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 기술 발전, 사이버 활동 확대 등을 논의했다면서 "우리가 맞이한 도전은 글로벌한 문제다. 나토의 틀 안에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는다. 우리의 이해가 걸려있는 한 중국과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이 포함된 서방의 집단안보 체제인 나토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부상에 관심을 쏟아왔다. 특히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에 중국의 위협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해 왔다.
지난 6월에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이 가하는 안보상의 도전을 새 전략 개념에 처음으로 명시하면서 시야를 중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의 나토 회원국 내 중요 기반시설 통제와 주요 광물 및 기술의 중국 의존도 확대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스텔텐베르그 총장은 "물론 우리는 중국과 계속 무역하고 경제 분야에서 관여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중국) 의존성을 인식하고 취약한 부분을 줄이는 한편,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부족과 물가고 등으로 고통받는 보스니아, 몰도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등 서발칸 지역에 대한 지원 문제도 논의했다.
우르마스 레인살루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모든 나토 동맹국은 야수가 서발칸 전체를 통제하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생존을 돕기 위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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