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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3년 두문불출 속 상하이방 몰락과 함께 눈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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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3년 두문불출 속 상하이방 몰락과 함께 눈감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96세를 일기로 30일 사망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년간 철저하게 두문불출했다.
장쩌민 전 주석이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2019년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이었다.
지난해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이나 지난달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장 전 주석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동안 '장쩌민 계열'로 분류되는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도 몰락했다.
그는 13년간의 공산당 총서기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며 측근들을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과 중앙군사위원회에 포진시켰다.
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권력욕이 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2012년 권력을 장악한 후 장 전 주석의 막후 실력은 소멸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마오쩌둥에 이어 처음으로 당·정·군을 동시에 장악하게 된 시 주석은 역대 가장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를 전개했고 그 과정에서 저우융캉, 궈보슝, 쉬차이허우 등 장 전 주석의 친위세력들이 하나둘 쓰러져갔다.
시 주석 집권 5년 만에 장쩌민 계열의 인사 300여 명이 '반부패 칼날'에 낙마한 것으로 관측됐다.
장 전 주석은 장쑤성 양저우 출신이지만 상하이 시장과 당 서기를 지냈고 오랜 기간 상하이에서 생활했다.
이후 덩샤오핑의 눈에 들어 대권을 잡은 그가 상하이 지역 인사들을 대거 중앙에 발탁하면서 상하이방이 형성됐다.
그러나 시 주석이 국가주석이 된 후 상하이시 지도부도 전부 시진핑 인맥으로 교체되면서 상하이방의 몰락을 가속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9월 '장쩌민 계열'로 분류되는 푸정화 전 사법부장과 쑨리쥔 전 공안부 부부장에 대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잇달아 사형 집행 유예를 선고했다. 두 사람은 장 전 주석의 최측근인 멍젠주 전 중앙정법위 서기가 중용했다.
중국 당국은 또 쑨리쥔 라인으로 분류되던 궁다오안 전 상하이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 등 3명에게도 각각 무기징역 등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들에 대한 잇단 체포와 중형 선고에 대해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장쩌민 세력에 대한 정리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다 지난달 20차 당 대회를 며칠 앞두고 시 주석이 장 전 주석에게 생일 축하 화환을 보낸 사진이 돌연 중국 인터넷에 공개돼 관심이 쏠렸다.
장 전 주석 부부가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 뒤로 시 주석 부부와 리커창 총리 부부가 보낸 생일 축하 화환이 나란히 놓여있는 사진이었다.
장 전 주석의 생일은 8월 17일인데 한 달 반이 지나서야 사진이 공개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그의 당 대회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사진이 공개돼 '구색 맞추기'로나마 당 대회에서 상하이방의 수명 연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시 홍콩 명보는 "중국 공산당 정치 체제의 특수성으로 외부에서는 종종 각기 다른 원로가 특정 파벌을 대표한다고 간주한다"며 "이로 인해 당대회를 앞두고 원로가 얼굴을 내민다는 것에는 특정한 해석을 낳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의 단합과 화합을 과시하기 위해 원로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당대회의 개·폐막식에 초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 전 주석은 결국 불참했고, 당 대회 폐막 후 한 달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p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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