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42.51

  • 24.67
  • 1.02%
코스닥

675.92

  • 14.33
  • 2.17%
1/4

[위기의 K반도체] ② 대만 반도체 심장 TSMC, 펠로시가 맨먼저 달려간 곳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위기의 K반도체] ② 대만 반도체 심장 TSMC, 펠로시가 맨먼저 달려간 곳
규제 풀고 파격적 인센티브…미국·유럽 앞다퉈 대만 공급망 다지기


(홍콩·대만=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김철문 통신원 = '반도체는 나의 힘'.
14억 인구의 거대 중국을 상대로 2천300만 인구의 섬나라 대만이 일전불사 태세를 보일 수 있는 것은 반도체 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무력 시위를 연일 벌이고 있음에도 미국과 유럽 정치인들이 앞다퉈 이 섬나라를 찾는 것은 민주 진영의 단결을 보여주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대만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공들이기'이기도 하다.
중국의 격렬한 반대 속에서도 지난 8월 대만을 찾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가장 먼저 만난 이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류더인(劉德音) 회장이다.
TSMC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반도체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이 생산하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와 재블린 미사일에 TSMC 반도체가 사용되며, 애플도 이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과 류 회장의 만남은 미국 경제와 안보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큰 비중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TSMC의 창업자 장중머우 전 회장은 "전쟁이 일어나면 TSMC가 전부 파괴될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를 우선한다면 대만에 대한 무력 행사를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월 미국 CBS의 '60분'(60 Minutes)과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글로벌 경제 발전과 매우 밀접한 관계인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만 공격을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TSMC 등이 형성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가 대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많은 대만인이 믿는다"고 전했다.
TSMC는 올해 3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삼성전자로부터 빼앗았다.

규제를 풀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국가적 지원 아래 TSMC는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계속하며 질주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TSMC는 연구개발(R&D) 투자의 경우 15% 세금 감면 혜택 외에도 임금, 법인세, 수도요금까지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TSMC를 필두로 한 반도체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대만은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이 한국과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한국과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3만3천590달러와 3만4천360달러로 추산돼 작년보다 4%,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만은 3만5천510달러로 전년(3만3천140달러)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기준 대만의 GDP는 한국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나 파운드리 1위 TSMC, 3위 UMC,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4위 미디어텍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 반도체 대기업 수는 대만이 28개로 한국(12개)의 두 배 이상이다.
대만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집적회로(IC) 수출액은 1천555억 달러(약 208조 원)로 전년 대비 27.05% 성장했다.
올해 대만의 GDP 대비 반도체 산업 비중은 21%,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은 2016년 '기술이 최고의 안보'라는 기치를 내걸고 반도체 산업 육성을 본격화한 후 TSMC와 함께 힘을 키웠다.

이어 '2021년 중요 산업정책'으로 '6대 핵심 전략 산업 추진 방안'을 마련하면서 반도체 첨단 공정 개발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 개발을 강조했다. 전략비축물자 전략의 일부로는 반도체 장비·소재·국산화 추진을 담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판 반도체 법안인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이 곧 입법원(국회)을 통과하면 현지 반도체 업계에는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
내년 1월부터 7년간 시행에 들어갈 이 조례는 국제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연구개발 비용과 설비 투자액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3분기에 TSMC 주식을 약 41억 달러어치 사들였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내년에 대만에 1조2천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미국 마이크론은 최신 공정을 이용한 D램 생산을 내년부터 대만 내 공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는 대만에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홍콩에 있는 물류센터를 대만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은 18억 대만달러(약 780억 원)를 투자해 대만 남부에 공장을 건설한다.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장은 "대만해협의 정세에 대한 우려에도 외국 업체의 대만 투자 의지를 꺾지 못했다"면서 "국제적 기업이 계속 대만과 협력을 심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자국을 찾은 ASML 경영진과의 회동에서 "(대만의)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이 지역과 세계 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