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총리, 프랑스와 갈등설 부인 "문제 없었고 지금도 없어"
자국 일간지와 인터뷰 "마크롱 대통령과 며칠 전에도 소통"
"'고모라' 작가 사비아노 명예훼손 소송 취하할 뜻 없다"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최근에도 소통했다고 소개하며 두 국가의 갈등설을 부인했다.
멜로니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난 프랑스와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으며, 지금도 문제가 없다"며 "마크롱 대통령과는 며칠 전에도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지중해를 표류하는 유럽행 이주민을 구조하는 국제구호단체의 난민 구조선 수용 문제를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입항 거부로 3주 가까이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을 맴돌던 '오션 바이킹'호를 받아들인 건 프랑스였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이탈리아가 '오션 바이킹'의 구조 요청을 무시한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마테오 피안테도시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이탈리아는 올해에만 이주민 9만명을 수용했는데, 프랑스가 데려간 건 234명뿐이라고 맞섰다.
멜로니 총리는 "아직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마크롱 대통령과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서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 인터뷰에서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총리가 되기 전부터 강경 난민 정책을 주장해온 멜로니는 2020년 12월 지중해 이주민 이슈를 다룬 TV 토크쇼에 당시 이탈리아형제들(Fdl) 정당 대표 자격으로 사비아노와 함께 출연했다.
자료 영상으로 난민 보트 전복사고로 갓난아기를 잃은 어머니가 절규하는 장면이 나간 뒤 흥분한 사비아노는 멜로니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멜로니 총리는 토크쇼가 끝난 뒤 사비아노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고, 국제 언론 단체의 소송 취하 촉구 호소에도 결국 사비아노를 법정에 세웠다.
사비아노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실상을 고발한 소설 '고모라'의 작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유죄가 인정되면 사비아노는 최대 3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멜로니 총리는 "소송을 제기한 건 사비아노가 날 비난해서가 아니라 아기의 죽음이 마치 내 책임인 것처럼 몰아붙였기 때문"이라며 "내가 총리가 됐다고 해서 법원이 편파적으로 판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과는 별개로 법원에서 이 문제를 공평하게 다룰 것이라고 믿는다"며 "좌파들은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평화 협상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러시아가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장에서 힘의 균형이 맞춰질 때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와 나머지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멜로니 총리는 그가 항상 긴장되고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일부 기자들이 나를 대할 때 긴장한 게 느껴진다"고 반박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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