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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이태원 참사안건 또 무더기 보류…내달 재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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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이태원 참사안건 또 무더기 보류…내달 재심의
"국가가 뭘했냐 의문 제기 가능" vs "선정·감정적 표현 자제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안건들을 논의하면서 정치적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해 또 한 번 무더기 보류 처리했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9일 회의를 열어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 8건을 심의했으며 이 중 5건을 의결 보류했다. 이광복 소위원장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가운데 해당 안건들은 다음 달 6일 회의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보류된 안건은 ▲ KBS 2TV '통합뉴스룸 ET'(10월 31일 방송) ▲ MBC TV '특집 MBC 뉴스데스크'(10월 31일) ▲ KBS 1AM '주진우 라이브'(11월 1일) ▲ KBS 1AM '최경영의 최강시사'(11월 3일) ▲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11월 7~9일)이다.
정민영·윤성옥 위원은 정부에 대한 비판 보도가 문제없다고 주장한 반면, 김우석·황성욱 위원은 선정적 표현과 허위 발언을 제재해야 한다고 맞서 안건마다 평행선을 달렸다.
5명인 방송소위는 국회의장이 이광복 소위원장과 황성욱·정민영 위원을, 더불어민주당은 윤성옥 위원을, 국민의힘은 김우석 위원을 각각 추천했다.
MBC TV '특집 MBC 뉴스데스크'는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미흡한 부분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정부가 범인인 것처럼 몰고 갔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정민영·윤성옥 위원은 "유가족 입장에서는 국가가 뭘 했느냐 의문을 제기할 수 있고 국가가 답하게 하는 게 언론의 기능"이라며 문제 없다고 봤지만, 김우석 위원은 "재난 보도 준칙을 봐도 이건 국가 책임 프레임으로 유도한 게 아닌지 의문"이라며 제작진 의견 진술을 듣자고 해 의결이 보류됐다.
KBS 1AM '주진우 라이브'는 정부가 국가 애도 기간 중 정쟁 자제를 당부한 데 대해 진행자 주진우 씨가 세월호 참사 당시 선내 방송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며 "추모를 방해한다"고 말한 부분에 관한 민원이 제기됐다.
정민영 위원은 "끔찍한 일 앞에서 정부가 보인 태도를 비판하면서 2014년 세월호 참사 언급한 건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이에 윤성옥 위원도 동의했다.
그러나 김우석 위원은 "세월호 참사 보도를 계기로 만들어진 재난 보도 준칙에 보면 재난과 관련해 선정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며 의견 진술을 요구했고 황성욱 위원도 공감하면서 의결이 보류됐다.
KBS 1AM '최경영의 최강시사'는 출연자가 정부가 국가애도 기간을 설정한 것이 '폭력', '계엄령'이라고 표현한 데 대한 민원이 제기됐다.
정민영 위원은 "리본에 근조 글자를 보이지 않게 할 것을 지침처럼 하달하는 등 국가가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며 심의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했으나, 김우석 위원은 "국가애도 기간을 정한 게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아주 선정적인 용어를 쓴 것 아니냐"고 반박해 '의결보류' 처리됐다.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이번에도 "과거 핼러윈 때 이태원 일방통행"이라는 진행자 김어준 씨의 주장이 주로 문제가 됐다.
정민영 위원은 "제작진이 확보한 영상을 보면 과거 경찰이 같은 장소에서 인파를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으나, 김우석 위원은 "영상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일방 주장을 했다"고 반론했다.
KBS 2TV '통합뉴스룸 ET'의 경우 출연자가 "외국 축제인 핼러윈을 우리가 왜 챙겨야 하는지, 상업적으로만 흐른 것은 아니었는지"라고 말한 것이 참사 책임을 피해자에게 일부 전가한 것이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정민영 위원은 "사건 과정과 배경을 다각도에서 짚어보는 건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문제없음' 의견을 냈고, 황성욱 위원도 동의했다.
그러나 김우석 위원은 "피해자를 애도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유독 이 프로그램은 어떤 배경에서 이렇게 접근했는지 궁금하다"며 '의견진술'을 요구했고, 윤성옥 위원도 '권고' 의견을 내 '의결보류' 됐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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