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 보수파 행사 트위터에 "사회주의 전진 막자"
좌파 정권 견제 메시지…멕시코 대통령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 개진" 여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보수파 행사에 중남미 좌파 정권을 견제하는 메시지를 남겨 멕시코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과 인포바에 등 중남미 매체에 따르면 미국 보수 진영 최대 행사로 꼽히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멕시코 행사 주최 측은 전날 공식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영상을 게시했다.
1분 5초 분량의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첫 CPAC 행사를 축하한 뒤 "우리 북반구의 모든 보수주의자는 신과 가족,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며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에 더해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사회주의의 전진을 막아야 한다"며 "그들이 계속해서 우리 지역을 유린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에 이어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콜롬비아, 브라질 등 중남미 주요 국가 민심이 속속 좌파 정부를 선택하며 '제2 핑크타이드'를 완성한 것에 대한 견제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CPAC 멕시코 행사 참석자들이 우파 집결의 최전선이라고 추켜세우며 "여러분과 곧 뵐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멕시코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무례한 간섭'이라거나 '우파 각성을 촉구한 조언'이라는 등 진영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CPAC 행사와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정치적으로) 역행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본인의 계정은 아니지만, 연설 영상이 CPAC 멕시코 행사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게시된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1월 6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폭동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은 영구정지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지난 19일 찬반 설문조사를 거쳐 트럼프 트위터 계정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해당 메시지 영상은 18∼19일 멕시코시티 웨스틴 산타페 호텔에서 열린 CPAC 멕시코 행사 이후 공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 의원, 멕시코 배우이자 우파 인플루언서 에두아르도 베라스테구이(CPAC 멕시코 행사 주최),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과 중남미, 유럽 지역 우파 정치인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의원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의 승리로 끝난 지난달 30일 자국 대선에 대해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역시 스트리밍 연설에서 "룰라가 (선거 결과를) 훔쳤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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