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국장, 미국 내 '중국 비밀경찰서' 존재설에 우려 표명
"그런 존재 안다…어처구니 없는 주권침해·사법방해"
인권단체 "반체제인사 체포 위해 21개국 54개소 존재"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중국이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미국 등 해외에 '비밀경찰서'를 세웠다는 의혹이 확산하자 연방수사국(FBI) 수장이 우려를 표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전날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된 릭 스콧 공화당 의원의 질의에 "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경찰서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그러나 "중국 경찰이 이를테면 뉴욕 한복판에 경찰서를 세울 것이란 생각은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라며 "이는 주권을 침해하고 사법 기준과 법 집행 협력 절차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콧 의원이 중국의 경찰서들이 미국법에 위배되는지 묻자 "법적인 테두리를 따져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비밀경찰서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9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21개국에 비밀경찰서 54개소를 세웠다고 폭로했다.
해당 경찰서들은 도망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잡아들이는 한편 통일전선부의 체제 선전 활동을 돕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그레그 머피, 마이크 왈츠 등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달 법무부에 비밀 경찰서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서한을 보냈다.
그러면서 이들 경찰서가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인사들을 위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1일 자국 내 중국 비밀 경찰서로 추정되는 사무실들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렸고, 독일과 캐나다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중국은 해당 사무실들은 해외 거주 중국인들의 서류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곳일 뿐 경찰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날 레이 국장은 미국이 자국 내 반체제 중국 인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괴롭힘과 미행, 감시, 협박과 관련해 여러 차례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뿐만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해외 파트너들과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중국인 송환을 위해 감시활동을 벌인 일당 7명을 법원에 넘기는 등 중국의 해외 도피 사범 송환 작전인 '여우사냥'을 겨냥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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