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업계 "중대역 5G 대비 아직 안돼…일부 서비스 보류해야"
고도계 개량때까지 중대역 5G 서비스 일부 제한 조치 연장 요구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미국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로 인한 항공 운항 안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1, 2위 이동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이 올해 초 미 주요 도시들에서 중대역(C-밴드) 5G 서비스를 개시하며 제기됐던 안전 운항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항공사 권익보호단체인 '미국항공운송협회'(ATA)와 보잉·에어버스·엠브라에르(브라질 항공기 제작사) 등의 항공사들은 15일(현지시간) 공동으로 서명한 서한을 통해 "중대역 5G 서비스의 주파수 방해를 피하기 위한 항공기 설비 개량 작업을 기한 내에 끝낼 수 없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항공사들이 설비 개량을 위한올해 12월 시한은 물론 내년 7월 시한도 맞출 수 없는 형편"이라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일부 지역의 중대역 5G 서비스를 연기하는 조치를 2023년말까지 연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업계는 "항공사들이 무선 고도계를 개량할 때까지 (일부 지역 5G 서비스 연기 등의) '완화 조치'를 연장해 달라는 미 연방항공국(FAA)의 요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촉구했다.
FAA는 앞서 항공 안전 우려를 이유로 이통사들이 일부 지역의 중대역 5G 서비스를 연기하는 완화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항공업계는 서한에서 "지난 1월 이후 FAA가 잠재적 5G 간섭 사고 100건 이상을 보고했다"면서 "미 당국은 이 안전 문제들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2대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은 올해 1월 미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새로운 중대역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이용하는 중대역 주파수대(3.7GHz∼3.98GHz)가 항공기의 높낮이를 측정하는 무선 고도계 운영 대역(4.2GHz∼4.4GHz)과 가까워 5G 전송에서 오는 간섭으로 항공기 고도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안전 우려가 제기됐다.
악천후 착륙에 필수적인 고도계는 심각한 간섭 환경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어 항공기의 운항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날씨가 좋지 않으면 1천 편 이상의 비행기 운항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고, 많은 항공편이 이륙도 못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5G 서비스 개시 직전 많은 외국 항공사들이 미국으로의 항공기 운항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주요 이통사들이 공항 인근에서 새로운 5G 서비스 개통을 연기하고, 일부 중소 이통사들은 5G 서비스 이행을 늦추기로 하면서 항공 운항이 재개됐다.
동시에 항공사들은 중대역 주파수 간섭을 피할 수 있도록 무선 고도계를 개량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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