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G20 개최일에 미사일 100발 퍼부어…키이우 절반 이상 정전(종합)
보름 만의 대규모 공습, 몰도바까지 정전사태…젤렌스키 "살아남을 것"
러, 드니프로강 동안서도 철수 조짐…친러 행정부, 노바카호우카 떠나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재개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말 이후 약 보름 만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날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날이다.
이날 우크라이나에서는 동북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북부 지토미르, 동부 수미를 비롯해 각지 주요 도시 에너지 기반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차장은 성명에서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에너지 기반시설에 또다시 계획적 공격을 가했다"며 "키이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국영 전력기업 우크레네르고는 "특히 피해가 심한 북부와 중부 지역의 모든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며 "키이우에서도 특별 비상 단전 조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비상 단전 조처가 내려졌고, 키이우는 최소 절반 이상 지역의 전기가 끊어졌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또한 지역의 주거 건물 3채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한 미사일이 약 100발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첫 보복으로서 지난달 10일 미사일 84발을 발사한 것을 훌쩍 넘는 규모라고 공군은 설명했다.
게다가 이번 공습으로 인해 이웃 국가 몰도바에서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안드레이 스피누 몰도바 인프라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러시아의 폭격으로 우리나라에 연결되는 전력선 중 하나가 차단되면서 전국적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며 "전력선은 안전을 위해 자동 차단된 것으로, 현재 전력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러시아는 미사일 폭격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복구할 것이다.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G20 연설에 새로운 미사일 공격으로 대응했다"며 "테러리스트는 결국에는 항상 패배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G20 연설에서 헤르손시 수복을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일인 '디-데이'에 비유하면서 전쟁의 분수령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서안에 이어 동안 일부 지역에서도 행정부의 철수를 시작했다.
헤르손주의 친러시아 행정부는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서안에서 철수한 이후 노바 카호우카가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에 노출됐다"며 "노바 카호우카 시 행정부 및 시립기관 직원들이 도시를 떠나 지역 내 안전한 곳으로 재배치됐다"고 밝혔다.
다만, 친러 행정부 외 군 병력의 이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바 카호우카는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동안에 위치한 도시로, 이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차지할 경우 전쟁 이후 처음으로 헤르손주에서 드니프로강을 건너게 된다.
특히 노바 카호우카와 강 서안을 잇는 카호우카 댐은 헤르손시에 있는 안토노우스키 다리를 제외하면 헤르손주에서 드니프로강을 건널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이다. 안토노우스키 다리는 최근 러시아군이 헤르손시에서 철수하면서 폭파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헤르손시의 강 맞은편에 있는 올레쉬키 마을도 포기했다고 현지 소셜미디어를 인용해 보도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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