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러·우크라, 양측 모두 전쟁포로에 고문 등 가혹행위"
"러·우크라 전쟁포로 100명 이상 인터뷰 해 확인"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9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교전 기간에 전쟁포로들에게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마틸다 보그너 인권감시팀장은 15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인 인권감시팀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10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 이 같은 사례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보그너 팀장은 인터뷰를 했던 우크라이나 전쟁포로의 대다수가 러시아군의 가혹행위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군용 전화기를 이용한 전기 고문, 테이저건을 사용한 가해 행위, 성폭력 등이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러시아군의 가혹행위는 포로를 위협하고 굴욕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보그너 팀장은 언급했다.
지난 7월 말 포격 사건이 발생해 55명의 사망자가 나왔던 우크라이나 올레니우카 수용소에 있던 우크라이나의 한 포로는 인권감시팀에 "러시아 측 무장 군인이 내 성기와 코에 전선을 연결하고 전기 충격을 줬다"고 진술했다.
그는 "무장 군인들은 단순히 재미를 느끼려고 이런 행위를 했던 것 같다. 내가 하는 대답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 포로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가혹 행위 사례도 있었다.
보그너 팀장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포로를 즉결처형했다는 믿을 만한 증언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러시아 포로들은 손이 뒤로 묶인 채 알몸으로 트럭에 실려 다니거나 수용소에서 구타를 당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포로에 대한 고문이나 학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러시아 포로 처우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고 위반 사항을 조사한 뒤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보그너 팀장은 전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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