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도사' DRX 베릴 "내년 4연속 결승 진출 타이틀 도전하고파"
"프로게이머 되는 길 험난…자신을 믿고 자존감 잃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DRX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의 서포터, '베릴' 조건희 선수의 별명은 '롤(LoL)도사'다.
게임에 대한 남다른 이해도를 바탕으로 마치 도사처럼 한 수 앞을 내다보며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결국 팀을 승리로 끌어낸다는 의미다.
선발전을 간신히 뚫고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4번 시드로 참가한 DRX가 여러 국내외 강팀을 혈투 끝에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드라마를 쓴 데는 중요한 순간마다 빛난 '롤도사' 베릴의 판단력이 한몫했다.
베릴은 15일 서울 마포구 DRX 사옥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년 '4연속 롤드컵 결승 진출' 타이틀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물론 "올해 롤드컵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국내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희망도 빼놓지 않았다.
DRX에는 올해 롤드컵 우승이 창단 이래 최초지만 베릴에게는 두 번째다. 2017년 담원 게이밍(현 담원 기아)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이래 2020년 롤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우승했고, 2021년에는 아쉽게 준우승했다.
올해 시즌을 앞두고 상대적인 약체로 평가받던 DRX로 이적한 베릴은 롤드컵 선발전 때만 해도 롤드컵에 갈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게다가 가까스로 4번 시드를 얻어 진출한 롤드컵에는 국제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국내외 강팀이 수두룩했다.
언제쯤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묻는 말에 베릴은 "8강전에서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상대할 때 '생각보다 할 만하다, 우리가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느꼈을 때"라며 "다른 선수들도 그런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팀의 주장이자 함께 바텀 라인에서 호흡을 맞추는 '데프트' 김혁규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베릴은 데프트에 대해 "인생의 선배이자, 직업 분야의 선배"라며 "특히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그런 부분을 데프트한테서 많이 배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T1과의 결승전 마지막 세트에서 내셔 남작(바론) 버프를 빼앗긴 순간을 언급하며 "혁규 형이 그때 '괜찮아, 아직 할만해' 하고 다독여 주었다. 그런 리더십 덕분에 결국 불리한 상황을 딛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T1의 서포터이자 후배 선수 '케리아' 류민석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케리아가 처음 데뷔한 2020년과 비교해 보면, 해가 바뀔 때마다 실력이 크게 늘고 있다"며 "선수 대 선수로 상대하기 힘들었는데, 나머지 팀원들이 잘해 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베릴은 "우리는 스포츠 선수인 동시에 가수처럼 관객들 앞에서 자기 자신을 보여 주는 존재"라며 "그런 무대까지 가려면 겪어야 하는 시간은 험난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최대한 믿고, 자존감을 잃지 않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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