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LNG 가격 연동 연료절감 강제조치
공공·기업 부문 에어컨 온도·조명·영업시간 조정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 속에 태국이 연료 절감 조치에 나섰다.
9일 현지 매체 네이션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지난 7일 국가에너지정책협의회(NEPC)를 열어 공공 및 기업 부문 에어컨 온도 27도 설정, 불필요한 조명 및 광고판 끄기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 절감 대책을 승인했다.
이 대책은 일단 자발적으로 시행되지만, 연료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면 필수 조치로 전환된다고 당국은 밝혔다.
에너지부는 "현재 100만 MMBTU(열량단위)당 26~29달러 수준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50달러까지 상승해 2주간 유지되면 강제 시행 사항이 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강제 절감 조치가 적용되면 정부는 쇼핑몰과 주유소 등의 영업시간도 조정할 수 있다.
태국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강제 조치가 시행되는 것은 1970년대 오일 쇼크와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0년대 이후 처음이다.
태국 정부는 LNG 수입을 줄이기 위해 일부 석탄 화력발전소의 폐쇄를 연기하고, 라오스 수력발전소에서 더 많은 전력을 수입할 계획이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NEPC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태국 통화 밧화 가치 하락, 겨울을 맞은 유럽의 에너지 수요 증가 등 불안 요인이 많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연료 공급을 대폭 줄이면서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태국은 국민들에게 연료비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앞서 러시아산 연료를 수입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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