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의원 취임식 때 한복입은 '영원한 한국의 딸' 스트리클런드
2년 전 연방의회 입성한 '한국계 여성 3인방'…워싱턴주 첫 흑인 하원의원
흑인·아시아인 '유리천장' 잇따라 뚫어…한인사회-흑인간 가교역 자부
(타코마[미 워싱턴주]·워싱턴=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김동현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연방하원 의원은 2년 전 한국계인 영 김, 미셸 박 스틸 의원과 함께 나란히 연방하원에 입성했다.
그는 워싱턴주의 첫 흑인 연방하원 의원이기도 하다.
한국 이름이 '순자'인 그는 1962년 9월 서울에서 한국인 어머니 김인민씨와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인 흑인 아버지 윌리 스트리클런드 사이에서 태어났다.
1살 때 아버지가 버지니아주의 포트리 기지로 배치되면서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워싱턴주립대를 거쳐 전통적인 흑인 대학인 클라크애틀랜타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노던 생명보험사, 스타벅스 등을 거쳐 타코마 시의원으로 선출되며 정계에 입문했고, 2년간의 시의회 경험 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타코마 시장을 지냈다.
그의 이력에는 줄곧 '첫'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타코마 시장으로는 첫 동양계였으며, 흑인 여성으로서 타코마 시장에 당선된 것도 처음이었다.
시장직을 마친 뒤에는 시애틀 메트로폴리탄 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의 부모는 미국에서 흑인과 아시아인으로 살면서 인종차별로 고생했고, 이런 성장 배경이 그가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인종차별 해소와 사법제도 개혁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의 홈페이지는 "스트리클런드의 부모는 그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차별과 어려움을 견뎌야 했다. 부모는 그가 그들이 갖지 못한 기회를 얻기를 바랐으며 그에게 열심히 노력하고, 옳은 일을 위해 투쟁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약자를 대변하라고 가르쳤다"고 소개했다.
또 그의 사법제도 개혁 노력을 소개하면서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메릴린은 유색인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인 불평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 자랐다. 미국의 사법제도는 너무나 자주 불공정했으며 인종과 편견이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는커녕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사회에서 흑인과 아시아인이 때로 대립하는 위치에 있음을 인식하고 인종 간 갈등을 해소하는 데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작년 한인 유권자의 온라인 후원회에서 "과거 미국의 한인사회와 흑인들이 서로 적대적인 감정을 갖기도 했지만, 내가 한인사회와 흑인의 가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또 "내 흑인 혈통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난 영원한 한국의 딸"이라고 말하는 등 한국계라는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20년 1월 3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하원의원 취임식에서 한복을 입고 선서해 주목받았다.
당시 그는 트위터를 통해 "한복은 내가 물려받은 문화적 유산을 상징하고 우리 어머니를 명예롭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국가, 주, 그리고 국민의 의회에서 다양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더 큰 증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TV로 취임식을 시청하는 어머니가 자신을 쉽게 알아보도록 한복을 입었다고도 했는데 어머니 김인민씨는 지난 6월 94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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