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2030년 친환경에너지 500GW 목표 달성에 416조원 필요"
컨설팅업체 보고서 "165GW 완료·비중 50%로 확대 추진 중"
목표 달성 난관 전망도…"개발과 탈탄소 사이서 진퇴양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세계 주요 탄소 배출국 중 하나인 인도가 2030년까지 친환경 에너지 발전량을 500GW로 확대하겠다는 자국 목표를 달성하려면 3천억달러(약 416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도 경제 일간지 이코노믹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업체 아서디리틀(ADL)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아서디리틀은 보고서에서 "인도는 16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발전 설비를 이미 갖춘 상태"라며 2030년까지 비화석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자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 전력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인도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비중은 전체의 40% 수준이다.
보고서는 "인도의 전력 분야 성장 가속화를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며 에너지 저장 장치를 비롯해 탄소 포집, 스마트 그리드 등의 기술이 보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서디리틀 인도·남아시아 지부의 간부인 바르니크 치트란 마이트라는 "인도는 전력 자급자족 달성과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수출 확립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며 "전력 분야의 발전은 인도가 10조달러(약 1경3천900조원)라는 경제 목표를 향해 도약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약 3조1천700억달러(약 4천400조원)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도가 2030년이라는 시한을 정해 놓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이미 성장을 이룬 선진국과 달리 인프라 구축과 산업시설 확충 등 경제개발을 위해 시급히 투자해야할 곳이 많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라 재생에너지 분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속해서 쏟아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CNN방송은 전날 보도에서 인도가 개발과 탈탄소 사이에서 진퇴양난 상황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도 전력부 장관인 라지 쿠마르 싱은 지난 9월 2030년까지 석탄 화력의 발전량도 56GW 늘리겠다고 발표, 현재 인도의 곤란한 상황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도가 처한 이런 딜레마는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불거지기도 했다.
인도가 강력하게 표현 수정을 요구한 끝에 COP26가 채택한 합의문에서 석탄발전 '중단'이 '단계적 감축'으로 바뀌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부펜데르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은 당시 "개도국에는 화석 연료를 책임 있게 사용할 자격이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역사적 책임이 거의 없는 나라들은 세계 탄소 공급량에서 공정한 몫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세계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연간 탄소 배출량 비중은 지난해 기준 7%로 중국(33%), 미국(13%) 다음으로 많지만, 1850년대까지 범위를 넓혀 보면 인도의 누적 배출량은 전체의 4∼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다브 장관은 부자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에 더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작년 COP26 연설에서 인도는 207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인도의 이런 탄소 중립 목표 시기는 미국, 영국, 유럽연합(이상 2050년)이나 중국, 사우디아라비아(2060년) 등에 비해 상당히 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인도 등 개도국의 주장을 반영하듯 올해 COP27에서는 선진국이 기후변화 위기로 피해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보상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가 처음으로 이 회의의 공식 의제로 상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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