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채안펀드', 이번주 매입신청 접수…우선손실충당 조건
이달 넷째 주 4천500억원 중 절반 우선 집행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대형 증권사들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십시일반 각출해 설립하는 '제2의 채안펀드'가 이번 주부터 중소형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신청을 받는다.
제2의 채안펀드(종합금융투자사들의 중소형증권사 ABCP 매입 프로그램) 설립에 관여 중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부터 PF ABCP 매입을 희망하는 중소형 증권사들로부터 관련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의 채안펀드는 증권업계가 대형사를 중심으로 일정 금액을 각출한 뒤 최근 PF ABCP 이슈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형사들을 돕기 위해 출범하는 펀드다.
구체적으로는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가 각각 500억원씩 총 4천500억원을 각출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이 법인을 통해 신청한 중소형사들의 PF ABCP를 매입한다.
자금은 절반씩 총 두 차례에 걸쳐 집행할 예정으로, 우선 이달 넷째 주(오는 21∼25일) 중 2천250억원이 중소형사들의 PF ABCP를 매입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절반은 1차 집행 이후 시장 경과를 보며 집행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제2의 채안펀드 설립에 참여하는 각 대형사의 기업금융(IB) 담당 실무자들이 SPC를 통해 매입할 PF ABCP의 기준 등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SPC가 중소형사들의 PF ABCP를 매입할 경우 해당 중소형사들은 우선 손실 충당 의무를 지우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SPC가 중소형사의 PF ABCP를 매입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되, 향후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매입한 PF ABCP에 문제가 생겨 손실이 발생할 경우 혜택을 받은 중소형사가 그 손실에 대해 우선 충당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의 '책임'을 강조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과도 맥이 닿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외신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자구 계획 이행 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해 도덕적 해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