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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러시아 서서히 북한화…전체주의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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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러시아 서서히 북한화…전체주의로 회귀"
러 안보문제 전문가 "예상보다 더 파괴적인 국가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아래 서서히 '북한화'하고 있다고 영국의 러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 교수가 주장했다.
갈레오티 교수는 5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전날 러시아의 '국민 통합의 날' 행사가 "전체주의, 동원국가 창설을 향한 러시아의 새로운 방향성을 상징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 국경일인 '국민 통합의 날' 곳곳에서 펼쳐진 행사는 마치 한 편의 연극 같았다.
당원들은 병사들과 가족들에게 전달할 선물을 모았고 지방정부는 공무원들을 동원해 애국 행사를 벌였으며 학생들은 러시아군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 인근에 펼쳐진 현수막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통합된 러시아를 이길 수 없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갈레오티 교수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행동하는 척 노력하던 시절은 끝났다"며 "러시아의 '북한화'(North Koreanisation)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갈레오티 교수는 먼저 전체주의로 회귀하고 있는 러시아의 현 상황을 짚었다.
그는 "과시적 민주주의가 사라지는 속도는 놀라울 정도"라며 "진정한 다원주의를 추구했어야 할 공산당과 초국가주의 자유민주당 등은 점점 더 침묵하거나 순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현재 2024년 대선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지만 실제 치러질지는 장담할 수 없고, 국가 비상 상황이라는 이유로 미뤄질 수도 있다.
또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독립기구들마저 문을 닫기 시작했으며 안면 인식 폐쇄회로TV(CCTV)가 병역 기피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갈레오티 교수는 러시아가 소련을 파멸로 몰고 간 '계획 경제'에도 다시 손을 대고 있다고 봤다.
지난달 계엄령을 통해 기업과 파업 노동자들을 국가 통제 아래 두는 등 국가 차원의 경제적 규율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크렘린궁 행정실(대통령 비서실) 제1부실장 세르게이 키리옌코가 주도하는 국가동원 움직임에도 주목했다.
키리옌코는 올해 '중요한 것에 대한 대화'라는 애국 교육과정을 도입한 데 이어 각 대학에도 이념 강의를 실시하도록 했다.
갈레오티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처럼 스스로를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로 여기고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장기적으로는 서방에 싸움을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러시아가 북한처럼 "손에 닿는 모든 자산과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며 국제적인 규율과 법률 위반이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이 자금 조달을 위해 위조 화폐를 유통하거나 국가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마약을 생산했다면, 러시아의 경우 해커나 조직 폭력배를 동원하는 방식을 써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갈레오티 교수는 다만 "러시아는 김정은의 '은둔 국가'와 달리 훨씬 규모가 크다"며 경제 규모는 물론 핵무기와 국제적인 영향력 면에서 두 국가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러시아를 농산물 순 수출국으로 만들었지만, 북한은 식량난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러시아의 언론 통제 역시 북한만큼 엄격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북한화한 러시아는 어떤 구속도 없이 원하는 누구든, 무엇이든 동원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 입장에서 (우려했던 것보다) 더욱 파괴적인 적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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