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에 '푸틴과 협상 완전배제는 말라' 설득"
WP 소식통 인용…"당장 테이블 앉히는 거 아냐"
장기전 피로 겪는 여론 달래 우방지원 확보할 계산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도록 미국 정부가 물밑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는 한 러시아와 평화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게 공식적 입장이지만 최소한 협상 자체에는 열린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를 억지로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것은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WP에 설명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국의 지지를 확보해주기 위한 '계산된 시도'라고 이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주요국 유권자들이 이번 전쟁의 장기화를 경계하는 까닭에 각국의 지도자는 우크라이나 지원 때 여론의 저항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러 나라의 지지를 계속 이어가려면 평화적 해결 여지를 일부 열어둬야 한다는 점을 우크라이나에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WP는 이런 논의가 진행된 데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입장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전쟁이 계속된 8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를 언제까지든 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내심 갈등 해소를 바라왔다.
이번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고, 핵전쟁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고, 미 당국 역시 여기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미 당국은 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경우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일부 지역에서 우려를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전쟁의 영향으로 식량 접근성이 저해되고 식량·연료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이런 논의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는 WP에 "우리 파트너국 일부는 우크라이나발 피로감을 진지하게 느끼고 있다"고 이런 논의가 진행된 이유를 설명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