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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인 저항의지 꺾을 무기로 무차별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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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인 저항의지 꺾을 무기로 무차별 성폭행"
점령지 피해사례 속출…유엔, 전쟁범죄 조사 착수
조사관 "러, 남녀노소 성폭행…비아그라 소지 증언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개전 직후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약 반년 만에 해방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현지 여성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은 지난달 초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헤르손주(州) 일대 마을에 검사와 경찰 수사관 각 1명씩을 파견했다.
러시아군에 의한 주민 성범죄 피해 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조처다.
헤르손에 파견된 우크라이나 조사관들을 동행 취재한 CNN 기자는 불과 2주 사이 6건의 러시아군 성범죄가 확인됐다면서, 드러나지 않은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일부는 언론 인터뷰에 응해 성범죄를 저지른 러시아군 병사들에 대한 분노를 토로했다.
헤르손 지역에 사는 56세 여성 타티아나는 올해 8월 26일 가까운 친지의 집에 머물던 중 갑작스레 침입해 온 러시아군 병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병사 한 명이 주변을 살피는 동안 다른 한 명이 성폭행을 저질렀다면서, 나이가 많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멈추라고 호소했으나 전혀 통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되새겼다.
충격에 사흘간 외부 출입을 하지 못한 그는 용기를 내 러시아군 지휘관을 찾아갔고 처벌 의향을 묻는 말에 "그들 모두가 총살되길 원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가해자들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졌는지는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앞서, 유엔 조사관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성폭행을 저지른 사례가 확인된 것만 100건이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이 확인한 피해자들의 연령은 4∼82세로 다양했고, 일부 남성과 소년도 포함돼 있었다. 피해여성 일부는 러시아군이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유엔 조사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의 저항 의지를 꺾으려고 성범죄를 일종의 '전쟁무기'이자 의도적 '군사전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올해 9월까지 형사소송이 개시된 러시아군 성범죄 사건이 43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측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최근 동부전선에서 대승을 거둔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도 러시아군을 밀어내며 점령지를 야금야금 수복해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헤르손주의 주도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헤르손시(市)를 되찾기 위해 조만간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러시아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민간인을 강제이주시키고 방어선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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